미분양 마산에서 첫 낙찰 이야기 3
문이 열리자, 내 또래로 보이는
30대 후반의 여성이 나타났다.
"누구시죠?"
그녀가 다소 경계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경매 입찰 예정자입니다."
나도 태연하게 대답했다.
내가 자신을 소개하려는 찰나,
갑자기 아이들이 조르르 나왔다.
잠옷 차림의 어린 두 딸,
한 명은 7살, 다른 한 명은 4살 정도로 보였다.
"엄마, 누구야?"
아이들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다시 나를 쳐다보며 쌀쌀맞게 말했다.
"용건이 뭔가요?"
"네, 경매 입찰을 하려고 하는데,
임차인이 계신다고 하더군요. 혹시 임대차 계약은 정식으로 맺으셨나요?"
그녀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당당하게 답했다.
"당연히 맺었죠."
그 당당함에 약간 당황했지만,
더 할 말도 없었다. 아이들의 저녁 시간이라며
그녀는 "이제 돌아가세요"라는 퉁명스러운
말을 남기고 쿵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내가 본 것은 분명히 임차인이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물증이 필요했다.
관리실로 향했다.
다행히 토요일 저녁임에도 직원이 남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00호 경매 때문에 왔는데,
관리비 미납 사항 좀 알아보려구요."
관리실 직원은 친절하게 답했다.
경매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관리실은 경매 입찰자에게 우호적인 편이다.
특히 미납 관리비가 많을 경우,
경매 낙찰 후 한꺼번에 해결되기 때문이다.
잠시 후, 직원은 답변을 들고 돌아왔다.
"네, 미납 관리비가 280만 원 정도 됩니다."
"아, 생각보다 많군요." 대화를 이어가면서
난 본격적으로 핵심 질문을 던졌다.
"그럼 관리비는 누가 내고 있나요? 임차인인 ooo씨인가요,
아니면 집주인인 윤대기 씨인가요?"
직원은 서류를 확인하며 답했다.
"관리비는 집주인인 윤대기 씨가 항상 내고 있습니다."
이 대답은 중요한 단서였다. 만약 정식 임대차 계약을 맺은 세입자라면,
보통 세입자가 관리비를 내기 마련이다.
이쯤에서 임대차 계약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현대 캐피탈에서 대출을 하기 전에도 이런 부분을 확인했을 것이다.
불안감과 찜찜함이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남았지만, 결국 입찰을 결정했다.
나는 입찰과 명도 전문인 공 팀장에게 금액을 알리고, 인감증명서와 필요한 서류를 건넸다.
입찰 당일, 점심시간에 공 팀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대표님, 단독 낙찰입니다. 첫 낙찰 축하드립니다!"
순간 기쁨과 불안이 교차했다. 첫 낙찰이라니,
축하받을 일이었지만 단독 낙찰이라는 말에 왠지 부담감이 더해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명도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펼쳐질 일들이 흥미진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