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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매니저 Oct 06. 2024

강제 집행의 문턱에서: 협상과 긴장의 연속

미분양 마산에서 첫 낙찰 이야기 6

이사비 200만 원을 주고 한 달 안에 집을 비워주겠다는 점유자의 약속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며칠 뒤, 그녀는 갑자기 말을 바꿨다. "3개월만 더 살게 해주세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나는 직접 그 집을 찾았다.

그곳에서 마주한 상황은 충격적이었다.

두 딸과 함께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생활하는 이혼녀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감정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결국, 그녀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한 달 안에 이사하지 않으면 강제 집행을 하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점유자는 아무런 연락을 해오지 않았다.

점점 초조해진 나는 공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팀장님,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팀장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대표님, 강제 집행 신청서를 제출하는 게 좋겠습니다."
"강제 집행이라니요?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
"지금 상황에선 압박이 필요합니다. 강제 집행 신청만 해도 협상이 가능할 겁니다."

결국 나는 고민 끝에 강제 집행 신청서를 제출했다.

집행 비용 예납금을 납부하고 1차 집행일이 잡히면,

계고장이 점유자에게 도착할 것이다.

이후에도 이사를 거부하면 본격적인 집행이 시작된다.

이 과정은 3개월이 걸릴 수도 있었다.

보통 계고장이 도착하면 협상이 이루어진다고 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후 오후, 공팀장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대표님, 점유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뭐라고 하던가요?"
"이사비 300만 원을 주면 한 달 내로 이사를 하겠답니다."

"300만 원이라니"

강제 집행을 하려면 350만 원이 들고, 그만큼 명도도 늦어질 수 있었다. 

협상하는 게 유리하다는 건 알았지만, 그녀가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줄 순 없었다.

"팀장님, 이렇게 하죠. 2주일 내로 집을 비우는 조건으로 

이사비는 250만 원에 합의해 주세요. 

그리고 관리비 미납금은 제가 부담한다고 말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하고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몇 분 뒤, 공팀장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대표님, 점유자가 250만 원에 2주일 내로 이사하는 걸로 협의 완료했습니다."

첫 번째 고비는 넘었지만, 

나는 알았다. 이건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걸. 앞으로 또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지, 

긴장감은 한순간도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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