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녕 테비 Apr 26. 2024

그림

�️ 스틸 라이프(靜物畵) 008. 그림


코너스툴님께 받은 <그림> 편지에 대한 짧은 답장입니다. 편지는 유로 서비스기 때문에 전문을 인용할 수 없는 점 이해 바랍니다.


이번 주 코너스툴님의 편지 사진에 그림 한 장 찍힌 사진이 왔다. 그림이다. 갈수록 뜻밖의 소재라 글감으로 쓸 수 있는 소재가 다양함을 몸소 느끼는 중이다. 내 예상을 항상 비켜간다. 그림을 따로 떼서 사진 찍었을까. 사진은 언제나 노란 조명 빛이 섞여 들어있다. 편지 내용에 그림은 식탁 위에 놓여 있다고 했는데 식탁 조명이 노란색인지 궁금하다.

그림을 받은 사연과 함께 독서 모임원이 구입한 65,000원짜리 책이 소개되어 있다. 책은 <인생의 허무를 보다, 김영민>이다. ‘인생의 허무’를 주제로 한 김영민 작가의 산문과, 그가 함께 공유하고 싶은 이미지와 해석을 함께 담았다고 코너스툴님이 소개했다. 몇 개 그림과 함께 코너스툴님의 소감이 있는데, 이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설명은 ‘요피 하위스만’이다. 그는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아 작품을 생선과 맞바꾸는 정도에 만족한다고 했다.


순간, 내 마음을 들킨 것 같다. 정식 교육을 받은 적 없는 나 또한 내 그림에 자신이 없다. 민화 화실에 다니면서 그림을 배우는 과정이 정식으로 교육을 받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미숙함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자신감은 시간과 별개로 움직인다. 주위에 그림을 그려서 나눠주는 모습도 그렇다. 첫 창작이자 꽃과 바구니가 있는 그림을 도서관 관장님께서 구입하고 싶어 하셨다. 구입이라니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그냥 드리겠다고 했다. 작품(?) 사이즈는 전지보다 작고 A3 두 개 붙여 놓은 것보다 크다. 관장님은 그린 시간과 재료비가 있는데 어떻게 그냥 가져가냐고 하셨다. 괜찮다, 내 그림을 가져가서 보관해 주신다면 오히려 영광이다. 진심으로 괜찮다고 했다. 그냥 가져가기 부담스러우시면 밥 사달라고 했다. 그거면 충분하다.

관장님이 찜해 놓은 그림 - 다시 그리고 싶다

내공이 지금의 두 배쯤 쌓이면 금액을 받아볼게요(하하)


<그림>에 대한 코너스툴님 편지에 끝에 집에 걸어놓은 그림이 있냐고 물었다. 없다. 내 그림조차 아직 걸지 못했다. 이유는 걸지 못했다기보다 안 했다에 가깝다. 청소년이 그림은 바닥 벽에 걸쳐 놓고 감상하는 거란다. 집이 좁아(?) 몇 개 그림이 포개져 있다. 청소년 아버지가 말했다. 그림을 바닥에 세워두고 보는 집은 다 평수가 큰 집이라고. 아… 그렇군요…

이전 04화 수정테이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