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23일 읽고 있는 책
이번 주는 주말까지 책 몇 권 마무리하고 새로 들어가는 변환점이다. 이번 주부터 일이 밀물처럼 밀려와 회사에서 쉼 없이 일하다 멍하게 퇴근한다. 일요일에 클라이밍 3시간을 하고 월요일까지 운동하면 급 노화가 올 것 같은 혼자만의 불길한 예감을 핑계로 카페에서 달고 자극적인 커피를 마시며 피곤함을 누그러뜨렸다. 카페에서 읽은 책 이후 몇 장 넘기지 못해 오늘은 마땅히 소개할 책이 없다. 몇 장 읽지 않은 <토지 2권>을 가지고 말을 버무려 볼까 했지만, 쓸 말이 생각나지 않는 찰나 이번 주 월요일에 올린 사진이 떠올랐다.
사정은 이렇다. ‘지식공동체 그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책모임을 애정한다. 지식공동체 그믐은 책 모임 플랫폼이다. 알기로는 모임을 열고 싶으면 누구나 열 수 있다. 모임 전 사람들을 모으는 기간, 책 읽는 기간을 정해서 열면 되는데, 그믐이라 29일 모임이 대부분이다. 짧거나 가독성 좋은 책은 2주 동안 진행하는 것도 봤다. 플랫폼 성격이라 그믐 회원이면 블로그처럼 읽은 책 후기를 올릴 수 있고, 모임에 참여한 후 읽은 책을 책장 카테고리에 넣어둘 수 있다. 잘 활용하면 그믐에서 내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유용하다. 출판사 편집자들도 가끔 그믐을 통해 모임을 여는데 이때 책을 나눠주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당첨돼서 책을 받기도 하고. 이 중 [그믐북클럽]은 조금 더 깊게 활동하는데 수료증(?)도 수여하는 것 같다. 그러니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면 좋겠다.
독서모임은 모임을 여는 사람에 맞춰 진행한다. 어떤 이는 일주일씩 읽을 분량을 직접 적어주기도 하고 어떤 이는 분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곳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오픈 채팅방 같은 분위기라고 하기에는 묵직한데, 메신저처럼 글로 대화할 수 있고, 모임지기가 던저주는 질문에 답을 다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가기도 한다. 또한 좋았던 구절을 올리기도 하고. 매일 그믐 책모임 창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놓치거나 나 외에도 다른 사람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적기도 하니 그믐 모임창에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 편이다. 다만 나는 다 읽고 후기를 남기는 게 습관이 된 터라 모임창에서 싶은 말을 덧붙이며 모임으로 읽은 책을 SNS에 후기를 적는다.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연달아 쭉 읽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책 모임을 위해 읽어야 하는 책이 줄지어 있다면 고민 없이 책을 구입해 읽을 수 있고 꾸준히 읽을 수 있어 나의 독서력은 책모임 기반이다. 안 그러면 게으른 독서 생활자겠지. 그믐에 회원 가입하면 책 모임 소식이 메일로 온다. 작년 말까지 부지런히 참여하다가 몇 달 뜸했다. 한 동안 구미가 당기는 책이 없었거든. 몇 달 멈춰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마음에 드는 책 몇 권이 비슷한 시기에 많이 올랐다. 읽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신청한 3개 모임이 있다.
그믐 모임은 1) 카프가 소설 <변신, 소송>, <카프가 단편집> 읽는 [그믐북클럽], 2) 수림문학상 수상작 <속도의 안내자> 함께 읽기, 3) 넥서스 앤드 편집자가 [Re:Fresh]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다. 그 외에 10년쯤 된 모임에서 읽어야 하는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과 <레미제라블 1>.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해외문학 읽는 서평단 ‘환상하는 여자들‘을 위한 2번째 책 <마녀들>이 마침 도착했다(이런ㅜ.ㅜ). <마녀들>은 멕시코 작가 책이다. 은행나무 출판사를 통해 익숙하지 않은 나라 작가 책 읽는 호기심이 생겨서 서평으로 오는 책이 기쁘다. 다만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을 뿐?! 5월 말까지 읽어야 하니까(하하하;;;). 내년 2월까지 함께 읽는 <토지>까지 읽을 책이 10권가량(8권) 된다.
이번 달 말까지 읽어야 하는 급한 책은 <젊은작가 수상작품집>, <마녀들>이다. 기대되는 책은 어렵다고 익히 소문난 카프카 책이다. <토지>는 생각보다 술술 넘어가기는 하지만 평일 매일 올리는 ‘가장 좋았던 구절’을 적는 미션은 쉽지 않다. 한 권을 읽어도 좋아서 귀접이해 놓은 쪽이 3, 4개 정도다. 좋았던 구절보다 내용 자체가 좋아서 아마 <토지>는 읽고 나면 평생 잊지 못할 책으로 남을 예감이 든다. 이 좋은 감동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도서관 모임에서도 ‘토지 읽기’를 제안하고, 모임원들에게도 좋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 있다. 방송에 쇼펜하우어 책이 나온 이후 대형서점 매대에서 찾기 힘들다는 기사를 봤다. 이후 니체가 방송에 나와서인지 요즘 양대산맥처럼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 나는 올해 목표가 고전 읽기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나는 내 방식대로 계속 읽는다.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지 않는 기질은 이런 데서도 발휘한다. 그렇다고 유행에 둔감하지 않다. 토지는 완간 30주년 기념으로 리커버가 나오며 작년부터 책스타그램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으며, 올해 카프카 사후 100주년이니까.
장황하게 읽을 책을 적었으니까, 꼭 완독 해보자. 모든 모임 별 탈 없이 마무리 하자.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