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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3.목요일

다음을 기약하며

by 덩이
구르미, 구르미

고향 친구들과 정말 오랜만에 1박 2일의 약속을 한 날이었다.

신랑이 아이를 봐줄 수 있었기에 날을 잡았는데 며칠 전, 변수가 생겼다.

만남 둘째 날 새벽같이 집에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생겼다.

다른 도에 사는 친구네 집에서 모이기로 했고, 중간에 또 다른 친구를 차로 픽업해서 같이 가기로 했던 거라 사정이 좀 복잡해졌다.

당일로 만날까 하다가 어제 결국 만남을 미루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2주 전에 미리 약속을 한 것인데 약속을 깨게 되어 너무 미안하고 아쉬웠다. 다들 그 시절을 겪은 친구들이라 충분히 이해해 주었고 그게 진심이라고 나도 믿는다.

아이가 없는 생활을 이제 상상할 수가 없다. 아이가 더 커서 충분히 혼자 집에 있을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 우리의 삶은 이렇게 흘러가야 한다.

물을 뿜는고래다

예전에 혼자 살 때의 삶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오래되기도 했지만 기억 속에서 까맣게 지워진 것 같다.

아시아나 비행기가 하늘을 난다

그래서 오늘 아빠랑 둘이서만 가기로 했었던 실내놀이터를 나도 같이 갔다. 오가는 차 안에서 오랜만에 끝말잇기를 하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즐겁고 좋았다니 나의 아쉬움도 다 괜찮다.

어쩜, 구름이 이래

그래서 다음번 우리들의 모임은 부부동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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