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치기

어느 사채업자의 사랑

by 그믐

그는 그 사랑에 있어서 사채업자였다.

맘조각 하나 꺼내주는 일도 쉽지가 않아 망설이다 망설이다 겨우 하나 내어주곤, 못 돌려받을까 안달난 사채업자 였다. 둘을 주고 셋을 줬으면 하나만 받았어도 안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이든 받았으니까. 상대방이 무엇이든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그의 째쨰한 사랑의 담보가 되었을 것이고, 보증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는 더 주고 싶어 안달했는가? 하나주고 하나라도 받아야 더 줄 수 있는 그여서 맘같아선 둘도주고 셋도주고 열도 주고 싶은데, 그 하나 돌려주지 못하는 상대방이 미워, 그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더 주지 못하게 하는 그것이 미워 그리도 안달했을까? 아니면 하나만큼 비어진 마음이 쓰리고 시릴까 안달했을까.

그는 상처라는 불어날 이자에 겁먹었던 것일까, 나홀로 상대가 먼저 요구하지도 않은 그의 맘 대출해줘놓고선 이날까지 갚아라 안갚으면 나아프다 그러면 널 원망한다 나는 얼마든지 더 주고 싶은데, 그러니까 제발 갚아라 하고 있는게 얼마나 우스운 꼴인가.

그리고 그는 그의 사랑을 쫒는다. 쫒고 쫒아서 갈구하고 구걸한다.

그 불쌍한 사랑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201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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