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까지만 해도 나는 문 공포증이 있었다.
낯선 문일 수록 내가 열지 못할 것이라는.
버스의 창문도 내 힘으로는 열리지 않을 것 같았고
건물 입구의 무거운 유리문이나 철문도 나는 열 수 없을 것 같았다.
여행을 하며 에어비엔비나 오래된 숙소에 방을 얻으면
열쇠가 꽂히지 않거나 돌아가지 않아서 직원을 부르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나는 문 하나 못 여는 모습을 들키는 것을 창피하다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의 문들은 가장 열기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내가 못 여는 문이 거의 없어졌다.
나는 문을 정말로 열지 못했던 걸까
아니면 문을 못 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문이 열리지 않게 했던 걸까.
문 그까짓 거 못 열어도 그만인 것을, 그런 일도 상처가 되었다.
나는 문 앞에서 늘 불안해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