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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미워하는 힘으로 살아갈 때

내 삶이 망가지지 않게

by 라라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해 본 적이 있는가?

사람이라면 한 명쯤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난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몇몇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잠깐 알바를 했던 곳이었는데 50대 아줌마였다. 자기 자리를 뻈을까봐 걱정이 되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 온갖 텃세를 부려됐다. 그러더니 점점 나를 왕따를 시키고..

일을 할라치면 '제가 할 거니깐 만지지 마세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던 사람이었다.

알바를 어렵게 간신히 그만두고 나왔는데.. 어느 날 길에서 걸어오고 있는 그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난 왜 후다닥 자리를 피하고 숨었을까? 왜? 아직도 분하다...


난 그때 일을 생각하면 나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서 참을 수가 없다.

비겁했던 나 자신에게도....

왜 아무 말도 못 하고 가만히만 있었는지....

지금 같았으면 들이박았을 텐데 말이다.





어느 날 "나는 왜 그를 미워하는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 경험으로 인해 나는 많은 걸 깨달았고 사람을 어떤 식으로 다뤄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그러한 감정이 계속 미워하는 감정이 아닌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감정으로 변화한

것이다.


미움은 오래 갈수록 나를 갉아먹을 수도 있다.

미움의 끝에 남는 공허함만 남을 수도 있다.

미움을 완전히 버릴 수도 없고,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저 미움을 동반자로 삼고,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저 나와 함께 걷는 그림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미움이 전부인 것 같았던 순간을 지나고, 그 감정을 극복하는 과정을 겪고 이겨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내 삶이 어떻게 변했는가' 미움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더 힘들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복수심이 원동력이 되어 목표를 이루게 되었을 수도 있고, 반대로 나를 지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미움이 사라지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미움이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본다.

그 감정을 다른 방식으로 승화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가 되어있을까?


어떤 방식이든, 나는 미움을 글로 쓰는 것으로 스스로 이해하는 과정을 가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 삶은 복수심 가득한 마음으로 삶이 서서히 망가졌을 것이다

내 삶의 의미를 찾고 망가지지 않기 위해 나는 지금도 글을 쓴다

그러면서 나를 조금씩 알아가고 이해하려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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