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불안은 여전히 나를 흔든다.
가끔은 내가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지금의 하루하루가 오히려 낯설 만큼 평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가 이 자리에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삶의 증거라는 것이다.
만약 한 곳에 정착해 살았다면, 내 삶은 조금 더 편안했을지도 모른다.
이사와 떠돎이 반복된 세월은 마음에 무거운 흔적을 남겼다.
나는 나의 삶을 온전히 살고 싶지만, 현실은 늘 녹록지 않다.
아이들의 요구는 점점 커져만 가는데, 나는 지친 몸과 마음으로 그 짐을 감당하기 버겁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짜증과 화를 다 받아내야 할 때, 나도 모르게 바닥까지 지쳐버린다.
남편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 같았지만, 그 역시 삶의 무게에 눌려 기운을 잃을 때가 많다.
함께 서 있지만 서로 기대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면, 나는 더 쉽게 외로워지고 지치곤 한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정작 그 마음을 지키지 못하는 내 모습이
싫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삶에 온전히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 방황 역시 헛된 것은 아니었다.
돌아보면 그 방황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 잘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되었으니 말이다.
힘들게 살아온 부모님을 떠올리면, 지금의 나는 분명 더 편안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도 불안은 여전히 나를 흔든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머리가 아파 잠에서 깨며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때면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그럼에도 나는 안다.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 것, 숨 쉬고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은혜인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앞으로 어떤 길이 펼쳐질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또 다른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