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성장해 가는 엄마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너는 이제 어느새 나보다 키가 크고, 말끝마다 작은 반항이 묻어나는 사춘기의 문턱에 들어섰다. 어릴 적엔 엄마와 모든 걸 공유하고 엄마와 함께 나가고 모든 걸 같이 했었는데, 요즘은 말도 줄고, 눈빛도 차가워질 때가 있다.
처음엔 당황했어.
내가 뭘 잘못했나, 왜 이렇게까지 달라졌을까.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도 너만 할 때 더 심했던 것 같아.
세상이 낯설고, 어른이 되는 길이 어딘지 몰라 불안했던 시기.
너는 지금 너만의 방식으로 성장 중이야.
혼자 방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게다가 문까지 잠가버리는 널 보면서, 엄만 정말 이해가 안 갔지만..
이해하면 할수록 너와 말다툼만 더 자주 한다는 걸 깨달았지.
하지만 그건 네가 네 생각과 감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겠지.
너의 말투, 너의 표정, 그리고 가끔 던지는 깊은 질문들 속에서 나는 네가 얼마나 단단해지고 있는지를 느껴.
마냥 귀엽기만 했던 네 모습에서 이제는 세상을 바라보는 네 눈빛이 보여.
엄마는 늘 네 편이야.
네가 울고 싶을 때 언제든 기대도 되고, 말없이 안아주고 싶은 날엔 가만히 안아줄게
사춘기는 때로 거칠고 아프지만
그 끝엔 더 멋진 너의 모습이 있을 거야.
며칠간의 전쟁 끝에 겨우겨우 잡은 너와의 약속.
너와 같이 얘기하면서 밥 먹는 시간도 행복하고, 올리브영에 가서 네가 좋아하는 패드도 사주고.
이게 웬 떡인지 영화까지 같이 보자는 너의 말에 난 감격까지 해서 얼렁 예약을 했지.
그런데 엄마가 예약장소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영화시간도 지나고 그 영화관까지 가려면 영화는 반절이
넘게 지나갔을 상황이어서 너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이해해 주는 우리 딸 덕분에..
우린 오히려 카페에 가서 더 많은 대화를 할 수가 있었지.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너무 행복했어.
초등학교 6년 내내 댄스를 췄던 너는 요즘 댄스연습실에서 댄스를 추고 싶다고 해서 예약을 해줬어.
그래도 예전에 그 열정이 조금은 식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엄마는 집에 와서 곧장 뻗어버렸는데 너는 댄스연습실에서 2시간이나 춤을 추고 와서도 쌩쌩했지.
집에 와서 엄마를 꼭 안아주면서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너의 말에 엄만 한결 마음이 편해졌단다.
항상 좋은 관계만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거 알아.
하지만 엄마의 역할을 잊지 않고 네가 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걸 잊지 않고 널 바라보면서 기다려
주려고 해
조용히 지켜보면서 응원할게.
사랑하는 내 딸아
조금 서툴러도 괜찮아.
지금 이 시간, 너의 모든 감정은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