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 때, 요가가 있었다

내 안의 평화를 키워가는 작은 연습

by 라라



우리는 매일같이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간다.

아침엔 출근 준비로 분주하고, 낮엔 업무와 몰려드는 일들에 시달리며,

저녁엔 집안일을 신경 써야 하느라 정작 내 마음이 어떤지 돌아볼 틈조차 없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거울 속 내 얼굴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을 정도의 부은 눈두덩이와, 턱까지 내려온 것 같은 다크서클..

이게 누군지, 나조차도 알아볼 수가 없어 한숨이 절로 난다.


아이들 챙기고, 일하고, 다시 집안일하다 보니 어느새 밤.

잠들기 전,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버티고 있는 걸까?'

이 질문 앞에 서게 됐을 때, 나는 요가를 만났다.






지금까지 한 운동들을 생각해 보니 내가 제일 꾸준히 했던 운동은 요가였다.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더라도 자유로운 운동시간표 때문에 요가를 꾸준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이 일하던 동료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오래 했던 것 같다.


요가는 처음부터 특별하지 않았다.

요가 매트 위에 앉는 일이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니었고, 몸을 비트는 동작들이 처음엔 그저 조금 불편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요가를 끝낸 후의 나는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

몸이 가벼워졌다기보다는, 머릿속이 정리된 느낌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요가를 '운동'이 아니라 '쉼'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요가를 하며 가장 먼저 변한 것은 호흡이었다.

평소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던 숨이, 요가 안에서는 중심이 된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그 단순한 리듬 안에 지금 이 순간이 있다.

과거의 실수도, 미래의 걱정도 잠시 멈춘다.

숨을 쉬는 법을 배우는 건, 사는 법을 다시 배우는 일이었다.


몸도 변하고 있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좀 더 유연해진 팔과 다리보다 놀라웠던 건, 고요하게 버텨내는 근육들이었다.

요가는 결코 빠르게 흘러가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나의 불편함과 조급함, 완벽주의와 맞닥뜨렸다.

요가는 내게 말한다. "지금의 너로도 충분해."





요가 수련이 깊어질수록, 나는 바깥세상에서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

누군가의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이게 되었고, 나의 부족함에 덜 날카로워졌다.

요가는 근육을 푸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경직된 마음을 풀어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무언가를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요가 매트 위에서의 1시간은 내게 그런 '숨 쉴 틈'을 준다.

세상이 조금 시끄러워졌다고 느껴질 때, 나는 다시 매트 위에 선다.

그리고 조용히 숨을 쉰다. 아주 천천히, 깊게.


그렇게 요가는 오늘도 내 안의 평화를 키워가는 작은 연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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