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4월 오는 5월
두꺼운 외투를 조석으로 입다가
봄인가 봄인가 기웃거리는 사이에
음력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을
보내고 4월이 지나갔다.
3월부터 시작한 봄 타령은
기어코 5월이 돼서야
창문을 활짝 열었다.
거실에 온도가 25도이다.
세월은 아무 말 없이
돌아올 줄 모르고 가기만 한다.
직진 세월이다.
63년 잘 살아왔으면서
6년 산 것 같다고 뻔뻔하게
말한다.
이별은 늘 아쉽지만
가는 4월에게
깍듯하게 인사하고
보내드려야지.
흐드러진 꽃들도 많이 보았고
이렇게 이별 인사도 나누었으니
이로서 족하다.
코앞에 5월이 와 있다.
5월은 조금만 천천히
작별 인사 나누었으면.
2020년 05월 01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