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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생각 Nov 09. 2019

손주1

찐한 사랑을 하고싶다.





                                                          


                                                

아침에 창문을 열고 날씨 간을 본다. 압력밥솥' 딸랑딸랑'거리는 추앞에 서 있으니 따뜻함이 느껴진다. 간을 본 날씨는 분명히 쌀쌀한 가을이다. 뜨거운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니 옛날식 다방 커피도 당긴다. 두 잔을 끌어안고 폰을 보니 아들이 손주 동영상을 하나 보냈다. 손주 덕분에 모르는 동요를 외우며 참 맑아진다."고추밭에 고추는 뾰족한 고추 빨간 고추 파란 고추 모두 뾰쪽해"흥얼대며 따라 부르니 고추밭에 고추들이 눈에 그려진다. 아이고! 손주가 이상한 물체에 앉아있다. 마치 서있는 아이처럼, 날으는 슈퍼맨처럼,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그런데 넓적한 아들 발이 공중에 떠있다. 노랫소리도 들린다. 누워서 손주를 웃기려 발 박수를 치며 난리가 났다. "점프점프' 아들이 더 신났다. 손주와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니 듀엣 사랑이 벅차올라 호흡을 몰아쉰다. 사랑하는 내 아들 그리고 또 하나의 사랑. 사랑의 깊어짐이 가을처럼 왠지 처연하다. 아들에게는 더 주지 못한 사랑이 생각나서, 손주에게는 무한대 사랑을 주고 싶어서 들고 있는 커피 향만큼 찐하고 옛날식 다방커피처럼 달콤한 사랑을 하고 싶다.



2019년 10월 28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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