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존중한다는 건, 교육을 지키는 일입니다

by 바보

"판사님 입장하십니다. 모두 일어나 주십시오."

법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익숙하게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형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권위적인 문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장면에서 '법'이라는 공동체의 약속을 존중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판사 한 사람을 위대한 인물로 떠받들기 위함이 아니라, 판결이라는 행위와 그 뿌리인 법의 가치를 존중하기 때문에 형식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형식을 잃으면, 법의 권위도 쉽게 흔들릴 수 있으니까요.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를 향한 존중은 단순히 개인을 향한 예우가 아닙니다. 교육의 의미를 존중하겠다는 공동체의 선언이며,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겠다는 사회의 약속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약속이 너무도 쉽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휴대전화를 만지며 교사를 무시하던 학생이, 제재를 받자 학부모를 불러 항의합니다. 수업 중 반복적으로 지시를 무시하던 아이를 훈육한 교사가, 학생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민원을 받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교사의 지도에 불만을 품은 학생이 수업을 녹음하고, 이를 편집해 온라인에 올린 사건도 있었습니다. 교권은 그렇게,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교사를 존중하자고 말하면, 자칫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요즘 교사들은 왜 자꾸 특별한 대우를 원하느냐'는 식의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이 아닙니다. 교사의 권위가 지켜져야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됩니다. 교실이 안전한 공간이어야 아이들이 배울 수 있고, 배움이 가능하려면 교사의 말이 권위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건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이라는 공적 기능을 위한 요청입니다.


교사를 존중한다는 건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세요.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해."

"혹시 선생님이 잘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먼저 예의를 지키며 말씀드려야 해."

"어른이니까 다 맞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래도 말하는 태도는 중요하단다."


이런 말들이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된다면, 교권을 회복하자는 거창한 구호가 없어도 됩니다. 존중은 결국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요.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존재합니다. 감정노동, 사후 처리에 밀려 수업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진짜 존중입니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사회는 결국 '배우는 사람'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이기도 합니다.

존중은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갑자기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실천들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렇게 존중의 문화를 배우며 자란 아이들은, 서로를 존중하는 어른이 되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그 희망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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