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위의 삽살개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 물론 좀 우스꽝스럽게 들리기도 하죠.
하지만 농담은 아닙니다.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
저는 생각이 헛돌면, 고장난 자전거가 되곤 해요. 그러면 어딘지도 모를 길을 무작정 삐그덕 달려나가죠.
정말로 근사한건 어딘지 몰랐던 길이, 알고보면 늘 같은 루트라는 거에요. 생각이 헛돌아도 마음만은 아니었기 때문에…
진정 잘하고 싶었기 때문에, 오히려 고장난 척 일부러 조금 덜 잘하게 만들려는 건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옥상 위의 삽살개를 본 것도 그쯤인 거 같아요. 어딘지도 몰랐던 길을, 확실하게 그 때 그 길로 만들어준 이정표인 셈이죠.
만약 너무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길을 잃거든, 옥상 위의 삽살개를 기억하세요. 고장난 것이 다시 제 길을 찾아 나올 실마리거든요.
2022. 01.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