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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msnghwn Oct 09. 2020

외롭지 않도록

금일 상영작은 <병훈의 하루>, <5월 14일>, <행복의 첫날>이었습니다.


영화 각각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겠으나 공통적으로는, 정말 ‘얄궂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만 세 작품 모두 결말이 개인적으로 다소 아쉽기도 했습니다.


인물의 감정이 정점을 찍은 후에 잔잔히 마무리하거나, 혹은 마지막에 이르러 절제하던 감정을 터뜨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건 분명 고전적이고 깔끔한 구성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우리의 하루는, 그 날 하루로 끝나지 않습니다. 터뜨린 감정과 결국 해냈다는 과업들은 내일이면 가라앉고 또 다시 우리를 괴롭힐지도 모릅니다. 그 삶의 연장선에 대한 암시와 통찰이 조금 담겼더라면 여운이 좀 더 길게 가지 않았을까, 하는 사견입니다.


누구에겐 평범한 하루가 누구에겐 평범하지 않은 하루가 될 수 있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길 바랍니다. 쉬운 일 하나 없는, 고되고 얄궂은 하루가 언젠가 당신의 앞에도 펼쳐질지 모르니까요.


그러니 외롭지 않도록, 그 누구도 아닌 자신 스스로를 토닥여주길 바랍니다. 끝끝내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고 셔터를 닫는 사람은, 병훈이며 민정이고 성희(성령)였다가 결국엔 당신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가 됐길 바랍니다.


2018. 05. 26.

외롭지 않도록독립영화 상영회를 다녀오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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