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모습으로 퇴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둠이 점차 깔리는 저녁 산책길에는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집을 향해 가는 그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사람은 손에 맛난 간식이 든 봉지가 들려있으며 발걸음이 가볍고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반면에 어깨가 축 늘어지고 무거운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기는 사람은 얼굴에 그림자가 가득하고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물론 그의 손에는 삶의 무게가 무거운 가방만 들려있을 뿐이다. 오직 집에 가서 쉬고 싶을 뿐이다. 가족들 생각할 여유가 없다. 십중팔구 이러한 사람의 가정은 어떤 분위기인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직장에서 회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억지로 마셔야 하는 술로 인해 몸과 마음은 점점 더 피폐해진다. 이 중에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일부러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술로 달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작용한 탓이리라. 이런 사람의 손에는 술과 안주가 담긴 봉지가 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직장 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상명하복이 철저한 직장에서 술자리는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참석해야 하므로 고역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폭탄주를 좋아하는 상사를 만나면 더욱 그러했다. 회식에 참가하기 위해 위장보호제를 미리 복용하고 약간의 음식을 먹어야 다음날 속을 다스릴 수 있다.
어느 날 속이 아파 병원에 가니 내시경 검사를 권한다. 내시경 검사 결과 위염이라고 한다. 봉지에 가득 담긴 약을 받아 들고는 한숨을 쉰다. 금주와 금연을 하라는 의사의 충고가 있었지만 이를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약을 복용하면서도 술을 마셨고 담배를 피웠다. 스트레스로 죽기보다는 술과 담배로 죽는 것이 낫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
실제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수록 질병과 싸우는 면역세포가 줄어들고 백혈구가 노쇠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일수록 음주와 흡연 등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음주와 흡연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점점 더 쇠약하게 만들고 있으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의 행복도 어둡게 만들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음주와 흡연을 가능한 멀리하고 적절한 운동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 어깨가 늘어진 채 퇴근하는 그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지만 그들은 듣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와 불행은 자신이 처한 상황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에서 온다.
- 브라이언 트레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