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화란만(秋華爛漫)
가을에 피어나는 꽃
가을꽃과 억새가 우거진 곳에서 가을 축제가 한창입니다. 초목은 낙엽을 떨구느라 바쁜 계절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화초들은 마치 뜨거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습니다.
추화란만(秋華爛漫), 가을이 되어서야 피어나는 꽃의 찬란함.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가을을 두려워하며, 꽃을 피울 수 있는 시간이 이미 지나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가을 국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황혼의 계절에 가장 화려한 색으로 꽃을 피웁니다. 햇빛이 비치는 그 꽃들의 색은 봄꽃 못지않게 찬란합니다.
자기 계발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우리도 이 가을의 꽃처럼 찬란한 빛을 내야 하지 않을까?
늦음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세상은 우리에게 서두르라고 재촉합니다. 마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빨리빨리’를 외치며 등을 떠밉니다.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 말로 불안감을 조장하기도 합니다. 사십 대에는 불혹의 나이이므로 이미 정점에 올라 있어야 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삶이 풍요로운 사람들은 이런 기준과는 무관했습니다. 오십이 되어 인생의 참맛을 알고 일을 시작한 사람, 육십 대에 새로운 경력을 개척한 사람, 평생을 준비한 끝에 말년에 꽃을 피운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늦음이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젊은 시절의 실수들이 쌓여, 황혼의 가을에 국화꽃처럼 더 화려한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계절도 영원하지 않다
우리는 어떻게 인생의 가을을 맞이해야 할까요?
먼저, 현재의 계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여름이든 가을이든, 지금 마주한 이 시점이 바로 나에게 주어진 계절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이 계절에만 가능한 것을 찾아야 합니다. 봄에는 벚꽃이 있고, 가을에는 국화꽃이 핍니다. 가을에는 벚꽃을 찾지 말고, 국화꽃을 찾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시간은 계속 흐른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가을이 영원하지 않듯이, 우리의 이 계절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더욱 열정적으로 꽃을 피워야 합니다.
자아실현의 꽃을 피우는 시기는 오히려 가을이 더 유리합니다. 국화는 바람이 불고, 차가운 날씨가 찾아와도 꽃잎을 쉽게 떨구지 않습니다. 끝까지 피어 있는 그 강인함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가을의 빛으로 만개하다
추화란만(秋華爛漫), 어떤 계절이든, 어떤 시간이든 그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고 자신의 색을 잃지 않는다면 누구나 찬란하게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우리의 봄은 이미 지나갔을지라도, 여름의 정열도 이제는 추억이 되었을지라도, 지금 이 가을에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빛깔은 무엇일까요?
그 찬란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의 가을은 더 성숙하게, 더 깊이 있게, 그리고 더 아름답게 피어날 것입니다. 가을의 국화처럼, 늦은 계절에 피어나는 우리의 꽃이야말로 가장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