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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무는바람 Jan 04. 2022

가을밤

땅에 달라붙은 긴 그림자

지친 달빛의 하얀 배웅을 등에 지고

터덜터덜 걸어간다

밤은 내 그림자를 

집 앞에 뱉어 놓고

어느새 귀뚜라미가 

문 앞에 함께 섰다

너도 따뜻한 집의 공기가 그립구나

베란다 한켠 내어주고

서늘한 밤의 가을 소리 

집안 빼곡히 들여놓았다

달빛도 비척이며 들어와

한참을 머물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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