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앞에서 담배 피며 수다 떨다
잠깐 바람좀 쐴까
골목길을 따라 맺힌 별
이것보다 더 좋은 걸 주고 싶은데
어디 앉을 데 없을까 하다
찾은 곳은 떡볶이 대신 복권을 파는 분식집
신난 너는 맨 윗장을 꺼내들고 펜을 쥔다
묶은 머리 여우 꼬리같이 살랑대며
바얀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
한 줄 괄호들 위에서 잠시 망설이다
맨 앞에는 6을 맨 뒤에는 5를 쓰고
이번에는 내가 펜을 쥐었다
손을 깍지낀 채 어깨 위에 머릴 기대고
4와 3을 그리고 2와 1를 쓰고
근데 이러면 당첨이 안 될텐데
금방 너도 똑같은 소리를 해서 실없이 웃었다
이대로 깨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