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앞에서 담배 피우며 수다 떨다
잠깐 바람 좀 쐴까
가로등을 따라 맺힌 별
이것보다 더 좋은 걸 주고 싶은데
어디 앉을 데 없을까 하다
찾은 곳은 복권을 파는 분식집
여우꼬리같이 머리를 살랑대며
너는 신나서 한 장을 집어 들고 펜을 쥔다
알알이 담긴 숫자들 사이에서 망설이다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 붓질하듯 살살
이번에는 내가 펜을 쥐었다
무심코 손을 깍지 낀 채 어깨 위에 머릴 기대고
같은 줄에 두 개를 더 칠하고
속으로 근데 이러면 당첨이 안 될 텐데
금방 너도 똑같은 소리를 해서 실없이 웃었다
이대로 깨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