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아이셰와 함께 하는 튀르키예 지진구호 성금모금 자선공연
아이셰를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한 회식자리에서 있었다. 아는 뮤지션 언니오빠들 따라 공연을 보러 갔다가 마치고 시장에 있는 노포에 갔다. 문 닫을 시간이 다가와 이모들이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이셰가 보이지 않아서 화장실 갔나 싶었는데 양손에 비타민 음료를 들고 돌아왔다. 이모들에게 음료수를 한 병씩 드리면서 '감사합니다'인사를 하는데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우리들은 여가를 즐기며 놀고 있는데, 연세 많은 분들이 밤늦게까지 일하시는 게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남들은 그냥 넘어갈 일에도 감사함과 죄송함을 느끼는 것을 보고 맑은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아이셰는 술을 마시지 않고도 술 마신 사람들과 에너지가 같은 업텐션의 소유자다. 우리는 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외국인 펍에서 만났는데 나는 술이 약해서 항상 약간 취해있었고, 아이셰도 함께 흥나게 놀아서 당연히 술을 마시고 있겠지 생각했다. 한 번은 여러 사람이 함께 메뉴를 주문하는데 무알콜 음료를 시키길래 '오늘은 왜 술 안마셔요?' 물었더니 자기는 원래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그때 아이셰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국어국문학과니까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고. 나에게 '눈썹언니'라고 부르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첫 만남에서부터 '언니라고 불러도 되요?'하고 물었다.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은 굳이 나이를 묻지 않아서 보통 '**님' '**씨'하고 부르는데... 그럴때보면 한국사람보다 더 한국사람 같다.
그녀는 한국 올드팝, 포크송을 좋아해서 한국에 오게 되었다. 이문세, 조덕배 등 80-90년대 음악가들을 좋아한다. 우리는 음악 취향도 비슷하다. 에이브릴 라빈, 4 Non blondes, 오아시스 등을 좋아한다. 우린 통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지만 속으로는 락커의 피가 끓고 있다.
아이셰는 튀르키예 출신 유학생이다. 2월에 튀르키예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을때 아이셰가 먼저 떠올랐다. 다행히 가족들은 무사하다고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힘들다고 했다. 며칠 뒤 아이셰 SNS에 본인이 근무하는 카페에서 모금공연을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와. 정말 멋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공연신청을 하다가 나도 그 자리에서 노래 한 곡을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아이셰가 한국사람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고 유교정신이 투철하다고 해도, 자리가 자리인지라 혼자서 무대에 오르면 외로울 것 같았다. 아이셰랑 본 것도 세 번 정도 밖에 안되서 한편으로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지만 왠지 괜찮을 것 같았다. 다행히 아이셰가 기쁘게 허락해주어 오프닝 무대로 함께하게 되었다.
기부공연에 방문한 친구들과 마치고 얘기를 나누는데 마음이 좋았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상냥한 사람들이었기 때문도 있지만 먼 나라의 아픔에 공감하여 한 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이 우리 마음을 훈훈하게 했던 것 같다. 그날 밤 잠자리도 모처럼 편안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누군가를 응원하기 위해 공연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튀르키예는 이후 한 차례 더 지진이 발생하였다. 이번에는 친구들을 모아서 아이셰에게 힘을 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튀르키예 지진구호 성금모금 공연 <우정의 무대>를 준비하게 되었다. 아이셰가 아니었으면 이런 공연을 할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사회운동을 열심히 하는 여타 뮤지션들에 비하면 나는 연대를 위해 공연해 본 경험이 손에 꼽는다. 거시적인 이슈에는 마음이 잘 동하지 않고 주로 작은 이유에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친구의 슬픔을 위로하고, 살아남은 분들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자 의지를 내주었다. 부산대에서 펍을 운영하는 노프247 송 사장님이 공간을 내주셨고, 스형이 운영전반을 조율하고 있다. 음향 장비대여는 넌내꿈을 통해 R&R스튜디오, 올트랙이 해주기로 했다. 작년에 여러 번 함께 공연한 온가영이 공연자로 서주기로 했고, 팬심만 가지고 있었던 헤드터너도 흔쾌히 섭외에 응해주었다. 취지에 공감한 분들이 많았는지 공연 5일 전에 이미 예매인원이 예상관객을 넘어 일찍 예매마감을 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는 이번 공연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Ko)
튀르키예가 한국에게 형제의 나라이지만 저희에게는 친구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튀르키예는 부산에 사는 싱어송라이터 아이셰의 고향인데요. 튀르키예는 지난 2월 4번의 지진으로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만이 집을 잃었습니다. 공연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며,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자 ‘우정의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본 공연은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 뿐 아니라, 여러 친구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수익은 전액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을 통해 기부되며, 성금모금 결과는 공연 후 SNS를 통해 공유할 예정입니다. (instagram.com/purplemoon_light를 통해 소식 팔로업 가능합니다)
날짜 : 2023년 3월 30일 19:30(19:00 open)
장소 : 노프247(@nof247_pnu) 부산광역시 금정구 장전동 금강로279번길 3
신청 : 사전예매 마감, 현매 소량 가능
출연진 : 아이셰, 권눈썹, 온가영, 헤드터너
(Eng)
Turkiye is not only the brother country of Korea but it is also the country where one of our dear friends is from. Turkiye is the motherland of Ayse, who is a singer-songwriter living here in Busan. This February, Turkiye faced 4 devastating earthquakes. Thousands of people lost their lives, and millions of people lost their homes. That’s why we prepared ‘Stage of friendship’ to share positive energy and collect donations for Turkiye. This concert has been prepared not only by the performers but also with other musicians' help in the background. All of the revenue is going to be donated to the Embassy of the Republic of Turkiye. We are going to share the donation news/ receipts with you guys through SNS.
Date : 30.3.2023 at 19:30(19:00 open)
Place : 노프247(@nof247_pnu) 부산광역시 금정구 장전동 금강로279번길 3
Ticket : Advance reservation is closed, you can purchase it on-site
Artists : 아이셰, 권눈썹, 온가영, 헤드터너
Entrance Fee : 15,000원(1 free dr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