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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Oct 12. 2016

담담하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11)

우리 이곳에서 조금만 쉬어가


자존감은 혼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감정이나 생각이 아니다. 비어있는 물잔이 아무리 혼자 애를 써도 저절로 채워지지 않는 것처럼. 자존감을 채우는데는 나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금씩 받아들이다보면 언젠가 나도 다른 누군가를 사랑해줄 수 있을만큼 찰랑찰랑하게 되겠지.


우리 이곳에서 조금만 쉬어가자.








'문제는 자존감이다'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에도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해주신 열한번째 모임. 모임장인 나는 편안히 다리를 펴고 앉아 이야기나눌 수 있는 공간을 준비했고, 오늘 모임의 진행을 맡은 J님은 자존감에 대한 세미나 자료를 준비해주셨다.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부는 오후.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어제까지만해도 모른채 살아왔던 서로가 이 자리에서 만나 속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건 어떤 종류의 인연일까.



누구나 내면에 작은 아이를 데리고 살아간다. 나의 작은 아이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본다.



함께 이야기나누며 나도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시간.



직면하기 어려운 사실도 나와 똑같은 누군가와 함께라면 견딜만해진다.



문득 내가 물었다.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러 나오는건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우리가 정말 자존감이 낮은걸까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나 자신도 너무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오히려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껴지는걸지도 모르겠다. 새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JY님도, 가까운 사람의 말에 흔들린다는 YS님도, 나는 누구인지에 대해 알아가는 중인 KM님도,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싶다는 CD님도, 놀라운 자존감을 가진 NU님도, 나에겐 한없이 반짝반짝한 사람들인데 말이다.





가까우면 가까워서, 멀면 멀어서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말하면서 또 들으면서 마음속에 담겨있을 때만큼 무거운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게된다. 세상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주기적으로 복용해주어야하는 약 같은 것이다. 어디선가 생겨버린 자잘한 생채기들을 덮어주고 채워주는 따뜻함.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들과 결별하고 그 자리에 당신 스스로 새로운 것을 채워 넣으면 된다."



예를들면 맛있는 간식 한조각 같은 것.



 또는 댓가를 바라지 않고 나눠줄 수 있는 마음 한조각 같은 것. (직접 꽃다발을 만들어 선물해주신 YS님 감사합니다! ♡♡)



자존감을 낮아지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원치 않는 것들이 내 삶을 소모하려할 때 막을수도 바꿀수도 없다는 착각이다. 정말 그건.. 착각이다. 물론 한 번에 성공한다거나 편안하고 쉽게 이루어질거란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나의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연습을 해나가다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이 온다. 우리 삶에 한정된 자원-시간, 물질, 감정, 체력, 정신력 등-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 나는, 우리는 그것을 갖고 싶다.


인생이 한번이란건 이렇든 저렇든 딱 한번만 견뎌내면 된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반복되는건 굳어져버린 내 생각밖에 없다.



서울사람. 서울사랑.









본 매거진에서 소개하는 모임은 '노아 Know-我'란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2016년 초 꽃향기 가득한 강남의 한 카페에서 독서모임의 형태로 시작되어 현재는 월 2~3회 서울 곳곳으로 떠나는 테마여행모임이 되었습니다.


여행의 목적은 낯선 환경과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나답게 사는건 무엇인지, 삶의 작은 목표들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고민해보는 것.


한 테마에 10명이내의 소규모로 모집하고 있어요.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그대로 공감 받고, 서로서로 격려하며 지낼 수 있게요. 앞으로도 더 즐겁고 알찬 테마로 계속 진화해나갈거에요. 자연스럽게.


함께하실 분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문의 또는 참가신청은 저의 페이스북메세지로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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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2016. 럭큐레이터. 1일 1책 1글을 행하며 나를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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