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 이 약 해 졌 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눈물이 나서

뜻 모를 눈물이 나서

당황스럽다

서러울 일도 없고

아쉬운 것도 없는데

뜬금없이 눈물이 날 때는

난감하다


피아노 선율이 고와서

가슴에 닿을 때

창밖 빗소리가 이불깃까지 적실 때

먼 산 새벽 비둘기가 구구구 울 때

대책 없이 눈물이 난다



이젠 다 산자의 수양의 길인가

무념 무취 무영의 길인가

눈물샘아 마르거라

건기의 세렝게티 초원처럼 바짝 마르거라


누우가 코끼리가 얼룩말들이 횡단하는 대평원

먼지바람에 노을처럼

늙은 사자가 눕는 대지처럼

갈라져 뿌리가 마르는

가뭄의 속내처럼 마르거라


가슴이라는 사막은

대책 없이 눈물이 흐를 때 기댈 언덕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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