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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29. 2024

봄 비  내 리 면






촉촉이 봄비 내리면

겨우내 동면했던 새 싹들이 앞 다투며 올라온다

그렇게 푸르른 계절이 찾아온다


계절은 끊임없이 순환하지만

사람의 계절은 한번 오면 그만이다

그러니 예쁘게 살다 가야 한다

업은 짓지 말고 좋은 공덕만 쌓아 아름답고 바른 삶을 살고 가야 한다


오늘 내리는 비는 왠지 포근하고 따듯해서 좋다

땅의 기운을 돋우는 자양분처럼

모든 풀과 나무들에게는 생명수일 것이다

푸르른 것이란 사람에겐 젊은 시절이고

단풍 드는 것처럼 사람도 익어 물들어 간다


한번 오는 사람의 계절이 늘 푸를 수는 없어

노을은 아름답지만 처연하기도 하다

강가에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우린 사람의 계절을 고요히 노래하며 지면 되는 것이다


오늘 창가에 기대어 봄비를 영접한다

깨어나는 만물의 봄을 축복한다

저물어 가는 사람도 봄도 경배한다

저 먼 나라 어디에도 지금 봄비가 내리고 있겠지

나의 봄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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