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만든 세상

(아침 운동 중 생각, 볼리비아에서 만난 사막)

by 바람마냥

밤새 고민을 하다 아침에 일어나 결정을 했다. 운동하러 체육관엘 가기로 한 것이다. 우선은 체육관 분위기를 보고 운동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오리라는 운동 중독자의 무모한 용기였다. 주섬주섬 운동복을 입고 체육관에 들어서는 분위기가 보통 때와는 다르게 다가왔다. 언제나 붐비는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는 것이다. 오전 7시 전후로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연히 달랐는데, 오늘은 주차된 차가 몇 대뿐이다. 편하게 주차를 하고 카운터에 들러 운동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무표정한 얼굴로 가능하다는 것이고 몇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단다. 발열검사를 하고 방문자 서명란에 기록을 한 후 체육관으로 향했다.


서둘러 체육관에 들어섰더니 세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다. 체육관의 규모가 제법 커서 몇십 평은 충분히 될듯한데 세 사람만 있으니 텅 빈 것 같은 느낌이다. 한 사람은 러닝머신에서 운동을 하고 있고, 두 사람은 각자 떨어져 나름대로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평소에도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라 간단히 인사를 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물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마스크를 착용했으니 몸풀기 운동을 하면서도 엄청 숨이 가쁘다. 땀이 흘러 불편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한참을 하고 있는 중에 한 사람이 운동을 마치고 서둘러 나간다. 이젠, 나를 포함해 세 사람만 남아 있다. 한 사람은 언제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을 하는 사람인데 오늘도 변함이 없다. 그러더니 마스크를 쓴 사람도 어느새 운동을 마치고 체육관을 나선다. 이젠 두 사람만이 남아 운동을 하는데, 언제나 운동을 많이 하던 사람이 그만 하고 간다면서 운동 많이 하고 가라 인사를 한다.


언제나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땀을 줄줄 흘리며 다니는 사람인데 오늘은 이만하고 간다고 한다. 혹시, 나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넓은 체육관을 혼자서 사용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혹시 나 때문에 자리를 뜨는 것이 아닌가? 나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고 가는 것이 아닌가? 어떤 사람이 어디를 갔다 오고, 누구를 만났는지 모르니 가까이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불편한 것은 똑같을 것이다.


나도 누가 내 옆으로 오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다. 언젠가 엘리베이터를 올랐더니 안에 있던 사람이 움찔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기분이 묘했지만, 코로나 19라는 흉측한 괴물 때문에 그리 되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러한 경우에 기분이 좋을 리는 없다. 사람이 서로 만나며 인사를 하고, 손을 맞잡으며 살아가던 것이 우리의 생활이었으니 말이다.


넓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하게 한다.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이고, 언제까지 가야 오래 전의 모습이 올 수 있을까? 친한 이웃끼리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서로 어울려 수다를 떠는 세상이 언제나 오려나? 모든 것이 바꾸어 놓고 만 코로나 19는 언제나 종식될 것인가? 이런 분위기 속에 힘들어하는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누가 도와줄 수도 없는 것이니 난감하기만 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운동을 하지만, 텅 빈 체육관에서 혼자 운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서먹서먹해 운동을 그만 하기로 했다.


한 시간 정도 했으니 운동을 멈추고 샤워장으로 향했다. 샤워장에는 한 사람이 샤워를 하고 있다. 전 같았으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일인데, 샤워장엘 들어가야 할까 말까를 고민을 한다. 지금껏 운동을 하고, 체육관에 오고 갔으니 샤워장엘 들어가지 않는다고 변할 것이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망설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멈칫멈칫하는 모습을 보고 상대방은 어떤 생각을 할까? 모르는 척하고 샤워장엘 들어가 샤워를 하고 나왔다. 하지만 먼저 나온 사람이 샤워장 밖에서 물기를 말리며 나갈 준비를 하는데, 얼마나 오래 하는지 기다릴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대강 물기만 말리고 먼저 나오는 방법을 택하고 말았다.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내가 불쑥 먼저 나와 기분 나빠하진 않았을까?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기분이 묘한 아침이다.


오래 전의 체육관에서의 행동과 지금의 행동은 전혀 달라졌고, 마음마저 변한 것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사람이 가까이 오는 것이 불편하고, 만나는 것이 두려운 시절이 왔으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텅 빈 주차장은 무엇을 대변해주고 있는가? 모두가 두려워 출입을 삼가고 있고, 웬만하며 만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현상이 계속되다 보면 삶의 궤적도 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물론, 그러면 그런대로 살아가면 될 일이지만, 오래 전의 삶의 형태가 바뀐다는 것은 어쩐지 서먹서먹해서 고민이다.


모두가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 서로가 조심하고 협조하면서 살아가야 하겠지만 생각이 다르니 행동도 달라 걱정이다. 그것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고 모두의 일이니 말이다. 웬만하면 서로를 감싸면서 우리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를 걱정하게 된다.


밤과 낮을 구별하지 않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아 어서 오래 전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무엇보다 생업에 지장을 받아 고통받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지 않은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들의 삶마저 허물어뜨려서야 되겠는가? 어서 빨리 모든 것이 진정되어 우리의 삶이 안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만 참고 협조하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간절한 아침, 밤새 고민하다 어렵게 운동을 하고 나온 한 운동 중독자의 어설픈 생각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