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는 자리, 노르웨이 Late fossen, 쌍둥이 폭포)
찔레 순 무르익어
새 봄이 짙어갈 무렵
순식간에 찾아온 따가운 햇살은
봄볕을 멀찌감치 밀어냈다
더위에 깜짝 놀라
허둥대던 봄날은 그새 산을 넘고
어느새 서둘러 온 여름은
염치없이 그 자리에 털썩 앉았다
봄날과 여름의 지나침이
물 흐르듯 소리 없이 스치는 것은
세상의 섭리요 이치이지만
봄날은 섭섭함이 그래도 남아
자그마한 꽃이라도 피우고 가듯이
삶과 세월도 그러하니
여름 장미 한 송이라도 심어야겠다
세월의 흐름은 거짓이 없는지라
순응하며 울고 웃어야 하기에
흐르는 세월과 먼 길 말동무되어
어기적어기적 내 길 걷는 중에
산등성이 훌쩍 넘은 봄날처럼
한 줌의 그리움만 새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