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또 심으며, 손녀의 화단)
봄의 4월이 다시 또 오면
나무를 심고 싶어 안달이 나
여기와 저기를 기웃기웃
설렘을 심을 수 있어 감사해한다
긴 행렬에 몸을 싣고
나무 몇 그루 기다림 속에
무슨 꽃과 나무를 만날까 궁금해
짧은 목 길게 늘여봐도
그곳엔 나무 아닌 설렘이 있었다
기어이 기다린 나의 나무는
앵두와 체리에 매실이 있고
돌단풍에 이름 모를 꽃이 두어 개
신이 나 얼른 들고 골짜기로 숨었다
뜰에 심어 놓은 나무 그득해
어쩔까 망설임은 매년 하는 일
기어이 작은 틈 찾아내고
이리 재고 저리 재는 봄날이지만
오는 해마다 설렘이 있음에
기다림과 감사함으로 봄을 열었다
얼른 아내 불러 물주라 하고
구덩이 깊게 파 정성을 다했으니
어떻게든 빨간 앵두 열게 해보려 해도
세월은 절절히 기다리라 해
설렘을 가득 담아 땅 속에 묻으며
4월의 초입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