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의 생각)
지나는 가을 따라 내려온 햇살
하얀 서리발 매만지며
산등성이 차가운 등 긁어주니
초겨울은 올까 말까 망설이는 중
따사한 햇살 따라 하늘을 나는
작은 새 따라 올라간 눈이
어느새 높은 하늘 머무는 사이
지나온 한 해가 눈앞에 있네
열두 장 달력은 하나 하고 반만 남아
반장 넘기면 달랑 한 장 남을까
넘어온 햇살에 부탁하나니
오늘 겨울 막아서며 가는 가을 부여잡아
외로운 한 장 설움 다래 주소서
햇살에 익은 선물 고맙고 또 고마운데
산 넘은 햇살에 또 부탁하는 말은
아직은 더 버티며 오는 겨울 달래
반장 넘기지 말게 하소서
산 넘은 햇살은 아직 따사해
산등성이 나는 산새들 노래 가득하니
조용한 골짜기에 삶이 넘쳐나고
지는 가을이 잠시 머뭇거림에
오는 겨울 올까 말까 망설일 적에
산 넘은 햇살은 괜히 으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