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마냥 Jan 05. 2024

세월을 그리며 만난 새해

(새해에 만난 세월)

찬바람 불더니

세월이 함께 묻어오고

덩달아 이 해의 끝은

흰 눈에 얹혀 우리 곁에 왔네그려


이제 한 해 두 해 헤아림이

무슨 의미 있으련만

그래도 그 헤아림 속엔

삶의 응어리 담겨있고

세월의 그림자 녹아들었으니

어찌 외면할 수만 있다던가?


이리도 쉬이 흐르는 세월도

먼 길 가다가 지쳐버리면

가끔은 어쩌나 눈 흘겨보겠지만

어찌나 바지런히 서두르는지

손사래 치며 붙잡아도

한 해의 끝에 오고 말았네 그려


바람 따라 철없는 하얀 눈이

이해의 끄트머리에 데려왔지만

덩달아 새해가 곧 올터이니

가는 세월 서운치 않게 보내보세


그러고 남은 세월 가슴에 쟁여 놓았다

함박웃음으로 새 세월 끌어안고

그 세월 고이 가꾸고 빚어 내

자그마한 삶의 응어리라도

남김없이 털어야지 않겠는가?


서둘러 온 새해는 말은 없어도

어찌나 서둘렀는지 핑계 없는 양

혹한 설한(雪寒)밀어내 주고 따스함 주니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던가!




매거진의 이전글 골짜기의 겨울은 고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