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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Sep 19. 2024

어머니, 가을입니다.

(그리움 속 어머니)


어머니, 가을이 왔습니다.

벼이삭과 푸른 하늘이 잘 어우러지고

도토리가 영글어가는

그런 가을이 왔습니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풍년이 들면 왠지

도토리가 귀하다 걱정하시던

그런 가을이 말입니다.


땅 속 고구마는 넉넉히 살을 찌우고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붉은 홍시를 딸 수 있도록

울안 감나무가 늘어지는 그런 가을입니다.


포도 내음이 물씬 풍기고

밤송이가 빨간 밤알을 드러내니

여름 끝자락을 놓지 못하던 가을도

자연의 섭리는 어길 수 없었나 봅니다.


이제 가을이 더 깊어져

앞마당을 빨간 고추가 채색을 하고

하늘에 고추잠자리가 맴을 돌면

오늘따라 허전한 작은 아들은

어머니가 더 그리워지는 가을이 되겠지요.


어머니, 올 가을엔

곡식과 과일도 넉넉하고

마음마저 넉넉해져

어머님 가슴도 푸근해지는

그런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가을바람 따라

찾을 곳도 없는 오늘 저녁은

어머님이 많이도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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