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속 어머니)
어머니, 가을이 왔습니다.
벼이삭과 푸른 하늘이 잘 어우러지고
도토리가 영글어가는
그런 가을이 왔습니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풍년이 들면 왠지
도토리가 귀하다 걱정하시던
그런 가을이 말입니다.
땅 속 고구마는 넉넉히 살을 찌우고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붉은 홍시를 딸 수 있도록
울안 감나무가 늘어지는 그런 가을입니다.
포도 내음이 물씬 풍기고
밤송이가 빨간 밤알을 드러내니
여름 끝자락을 놓지 못하던 가을도
자연의 섭리는 어길 수 없었나 봅니다.
이제 가을이 더 깊어져
앞마당을 빨간 고추가 채색을 하고
하늘에 고추잠자리가 맴을 돌면
오늘따라 허전한 작은 아들은
어머니가 더 그리워지는 가을이 되겠지요.
어머니, 올 가을엔
곡식과 과일도 넉넉하고
마음마저 넉넉해져
어머님 가슴도 푸근해지는
그런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가을바람 따라
찾을 곳도 없는 오늘 저녁은
어머님이 많이도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