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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정우"
2018년 3월, 우리 가족에게 새롭게 찾아온 두 단어다. 물론 아빠와 엄마에게는 “조카”라는 단어는 처음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 "조카"와 "정우"라는 단어는 온전하게 처음이다. 그래서 단어가 많이 어색하기도 했던 것 같다. "조카"보다는 "아기"라는 단어가 더 익숙했을 정도로. 근데 이제는 이 두 단어의 조합이 지극히 주관적으로 너무나 소중하다.
그런 정우에게, 나만의 애정이 있다. 본인의 조카에게는 누구나 다들 그렇겠지만, 무심코 바라보는 정우의 모습과 그 일상에 삼촌으로서 (조카, 정우에게 있어서 외삼촌은 저 밖에 없다는 점이 정말 기분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뭔가 유니크할 거라는 그런 저만의 착각이랄까? 그런 마음입니다.) 애정을 담은 이 생각들을 하나하나 남겨두고 싶어 이렇게 글을 적어보고자 했다.
정우가 태어난 지 2년밖에 안돼서, 이 기록 혹은 주관적인 애정은 앞으로 더욱더 많이 쌓여 나갈 테지만 일단은 지금의 감정을 소소하게나마 남겨두고 싶다. 이 글을 조카, 정우가 볼 일은 아마 없겠지만 그래도 미래의 언젠가 이 공간들이 계속 유지가 되고 있고 검색이 가능하다면 조금 오글거리지만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다만, 기억의 한 단면으로써. 나의 주관적인 애정을 담아.
[a. 지금은 내 팔 안에 자연스럽게 안기는 정우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이제 이것도 힘들어지는 순간이 올 것만 같다. 아마 김포에 글린공원 (Gleen park) 카페였던 걸로 생각이 나는데 첫 외출에 신났던 기억이 있다.]
[b. 정우가 좋은 이유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약간 "컨츄리틱한 촌스러움이 묻어난다는 것" 이다. 큰 눈망울에 짙은 속눈썹과 같은 그런 모습은 아니지만 얼굴 하나하나에, 행동 하나하나에 묻어있는 이런 촌스러움이 너무 좋다. 뭔가 이건, 자연스러운 것 같다.]
어느 날 퇴근을 하고 집에 가서 쉬고 있었는데, 정우가 내 방에 들어와서는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고 아무것도 안 하길래 몰래 봤더니 저렇게 거울로 나를 보고 있었다. 아, 역시 촌스러운 매력이 있다. 확실하게.
[c. 그 촌스러움은 역시나 웃음에도 담겨있다. 좋아하는 사진 중에 하나. 옷 색감도 그렇고 웃음도 그렇고 앉아있는 소파의 느낌도 그렇고 너무나 완벽한 컨츄리틱함이다.]
[d. 정우와의 경주/부산 여행. 가족여행이라는 타이틀로 정우를 데리고 같이 갔는데, 아직은 너무 어려서 그런가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호텔에 있는 곰돌이 인형과 함께. 참고로, 이때 치아가 나기 시작했는데 위아래로 보이는 치아가 너무 신기했다.]
[e. 어느덧, 돌잔치를 하게 된 정우. 벌써 1년이라니, 세월이...라고 아기한테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너무 빠르게 흘러갔다. 이때부터 뭔가 느낌적으로 지금 정우의 얼굴이 갖춰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몇 번은 얼굴이 바뀐다더니 진실이었다. 물론 특유의 촌스러움은 그대로다.]
참고로 정우는 이 날 돌잔치에서 "돈과 마이크"를 한 번에 잡았는데, 다들 가수가 된다. (매형이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혹은 아나운서가 된다. 혹은 유튜브 스타가 된다. 등 다양한 말씀을 주셨지만 개인적으로 그리고 솔직하게는 뭐가 돼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정우, 그 자체로 그 모습으로 잘 자라주기만 바란다.
[f. 안녕하세요? 지금은 아기보다는 어린이가 된 듯한 정우. 활동량도 많고 여기저기 관심도, 호기심도 많아서 아마 엄마와 아빠 그리고 누나가 굉장히 힘들 것 같다.]
[g. 요즘은 "빛 (Light)"에 한참 빠져있다. 길거리에서 보이는 네온사인에도, 장난감에서 나오는 불빛에도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 이제는 집에 형광등을 모두 끄고 헬리콥터 장난감의 빛을 켜주면 그거 하나만으로도 온 집안을 자기 세상으로 만든다.]
[h. 주말에 시간이 되는대로 정우를 데리고 여기저기 자주 다니려고 하는데, 아직은 장난감이 너무나 좋은 정우다.]
개인적으로는 유아기 때 형성된 다양한 사물, 공간, 느낌에 대한 감성이 성장을 하는데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시간에 간접적으로 경험한 다양한 감성들이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을 때 (직업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디까지나 철저하게 주관적인 애정이라서 많은 분들이 보기에는 정우가 그저 한 명의 아기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다듯이 저에게는 너무나 귀엽습니다. (물론 30년 뒤, 저와 같은 30대가 된 정우의 모습은.. 상상도 하기 싫지만 아마 수염은 가득하게 자라 있고 또 목소리는 아주 굵겠죠?) 그래서 정우가 여기를 떠나는 1-2년간은 더 애정을 담아서 정우를 보고, 듣고 그리고 정우에 대해 써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의 일상에 가장 큰 즐거움을 (요즘은 의미를 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면 부모님의 일상에 이제 누나와 저는 아마 떠나보내야 하는 존재들일 텐데, 정우는 남은 시간을 지켜봐야 할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누나와 저를 키울 때 느끼셨던 부모로서의 감정을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지금 다시 오랜만에 받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주는 조카, 정우에게 사실은 너무 고맙고 그렇습니다. 주관적인 애정이 담긴, 정우에게.
[i. 무엇보다, 지금의 내가 아들로서 주지 못하는 그런 행복을 대신해서 아빠와 엄마에게 주는 정우가 가장 고맙다.]
#생각의정리 #너무나주관적인애정을담아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