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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Apr 27. 2020

<브런치 신인 작가상>의 제정이 시급합니다.

정식으로 브런치팀에 건의합니다.

며칠 전부터 시작한 [글 읽는 밤]에 하나 둘 글이 접수되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아직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 적은 양의 글들 하나하나가 다 보물 같다.


구독자수 30명의 나의 작디작은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한 코너, [글 읽는 밤]은 브런치에 있는 <나만 읽기 아까운 보물 같은 글>을 모아서 읽어주는 코너다.


‘보물 같다’는 표현이 내가 보기엔 좀 식상하게 느껴져서 더 멋들어진 표현을 찾고 싶은데 겨우 2년 남짓 넘은 내 짧은 필력 탓에 ‘보물’이라는 단어를 대체할만한 단어를 아직 찾지 못했다.


그 정도로 [글 읽는 밤]에 접수된 극소량의 글들은 하나같이 빛이 났다. 어젯밤에 읽은 브런치 작가 <덕규언니>님의 글도 그 보물 같은 글 중 하나였다.


신혼여행으로 떠난 장기 배낭여행의 두 번째 여행지였던 터키는 고양이에게 무척이나 친화적인 곳이었다고 한다. 수도인 이스탄불은 물론이거니와 코르크텔리 같은 소도시까지 터키 어디를 가든 쉽게 고양이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길고양이들과는 달리 사람에 대한 적대심도 없이 살갑게 다가와 살을 부비는 고양이들을 만지며 덕규언니님은 여행에 차마 동행하지 못한 자신의 고양이들을 떠올렸다고.


사실 덕규언니님은 터키 여행 도중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사고 후 정신을 차린 뒤 한국의 신혼집에서 자기 대신 고양이들을 보살펴주고 있던 친구에게 영상통화를 건 그녀.


어쩌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뻔한 주인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멀뚱멀뚱하게 화면 속 그녀를 보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를 보면서 그녀는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에 대해 깨달았다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것이 없었다고 말하던 그녀는 이렇게 글을 마무리한다.     


내게 소중한 ‘나의 것들’

그 어떤 것들보다 소중한 것은 ‘나와 나의 삶’ 임을 잊지 말자고.     



지금까지 어젯밤 [글 읽는 밤]을 통해 소개한 브런치 작가 덕규언니님의 글을 재구성해봤다. 이 글의 원 제목은 <Dear. 나의 ‘소중한 것’ 들에게>.     


이 글을 다 읽고 나서 나는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차오름을 느꼈다. 낭독을 하는 동안 그 뜨거운 것이 몇 번이고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오려 해서 얼마나 많이 녹음을 멈췄는지 모른다.


끝내 글의 낭독을 마치고 [글 읽는 밤]의 녹음까지 마무리했을 시점에 든 생각은 딱 한 가지.



이런 글이 왜 브런치북 대상을 못 받았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어떤 것을 메인 콘텐츠로 잡고 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여러 번의 삽질 끝에 찾아낸 [글 읽는 밤]은 왜 이제야 생각해 낸 거냐며 머리를 쥐어박았을 정도로 너무나 좋은 콘텐츠였다.


그 덕분에 이렇게 좋은 글을 만날 수 있었으니. 이 이상 무엇을 더 바랄까 싶지만 나는 엄청난 욕심쟁이이므로 한 가지 더 큰 욕심을 부려보려 한다.



나는 브런치팀에게 정식으로 제안하고 싶다.

바로, <브런치 신인 작가상>의 제정을.



<브런치 신인 작가상>의 제정이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름이 비슷한 문학동네의 <젊은 작가상>의 제정 취지에서 <브런치 신인 작가상> 제정의 타당성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문학동네의 <젊은 작가상>은 2010년에 신설하여 운영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1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에는 이 상의 제정 취지 및 선정 절차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거기서 밝힌 <젊은 작가상>의 제정 취지는 다음과 같다.


문학동네는 그전까지 ‘젊은 작가 특집’ 등의 여러 기획을 통해 열정과 패기로 충만한 젊은 소설가들을 세상에 소개해왔지만 한국 문단의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젊은 작가들을 격려하고 독자에게는 젊은 소설의 숨결을 확인하게 하는 매개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이 상을 제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브런치 신인 작가상>은 필요하다. 어쩌면 출간 경험이 있는 기성작가들의 참여가 가능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보다도 이게 정말 잘하는 짓인지. 내 글이 과연 가치로운 글인지. 매 순간 고민하면서도 한 자 한 자 글을 써내고 있는 신인작가들의 등을 떠밀어 주는 것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 중인 브런치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물론 책을 출간한 기성작가라고 해서 안정적인 작가 생활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1년에 1번씩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


년 초엔 기성작가들의 참가가 가능한 <브런치북 대상 프로젝트>를, 연말엔 올 한 해 동안 서툴지만 자신의 글을 써낸 출간 경험이 없는 브런치 작가들만을 위한 <브런치 신인 작가상>을 운영해 보는 거다.


그렇게 신인작가도 기성작가도 응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지금 이 순간 <글>이라는 망망대해를 별다른 나침반도 없이 헤매고 있을 모든 작가들에게 등대처럼 뚜렷한 빛의 항로는 제시하지 못할지언정 은은한 달빛 한 줄기 정도의 빛은 비쳐줄 수 있지 않을까?



등단 같은걸 한 거니...?


올해 초 드디어 한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하게 됐을 때 나는 시어머님께 이 소식을 알렸다. 어머님은 말했다.

“그럼.... 등단... 같은 걸 했다는 거니?” 사뭇 조심스러운 말투셨다.


아, 그게 아니고요 어머님. 사실 제가 브런치라는 곳에서 2년 정도 글을 쓰고 있었는데요.. 아, 브런치가 어떤 곳이냐면요 어머님.....라고 구구절절 이야기를 꺼내는 대신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네! 어머님. 저 <브런치 신인 작가상> 받았어요! 저 이제 브런치 등단 작가예요!!”          



.

.

.     




“책 한 번 만들어본 적 없는 햇병아리가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 하고 있네.”     


여기까지 읽고 혹시 이런 말을 하고 있진 않았나?     


그런 분들을 위해서 준비했다. <브런치 신인 작가상>의 좀 더 구체적인 실현 방법에 대해.


이에 대해선 좀 더 내용을 보강하고 곧 공개하겠다.

그때까지 잠깐 화를 가라앉히고 내게 조금만 더 시간을 할애해 주시기 바란다. :)           




(+)


그런데 이 글을 올린 뒤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올해 4월에 출간된 문학동네의 <제 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 출간한지 3일만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출처 : 문학동네 에디터이신 편집자K님의 유튜브 채널에서)


<제 1회 브런치 신인 작가상 수상작품집>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을까...? :D


 

이 글은 2편으로 이어집니다.






         

#덕규언니님의 원문이 궁금하시다면?

https://brunch.co.kr/@duckyou-story/35     


#덕규언니님의 글을 읽은 [글 읽는 밤]이 듣고 싶으시다면?

https://www.youtube.com/watch?v=8tmxBnNUvO8&t=9s

[글 읽는 밤] 에서 내 글을 소개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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