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여덟, 시집 안 간 둘째 딸 <3화>
"20대도 아니고, 철 좀 들어!"
"결혼 안 할 거니? 나중에 시댁에서 알면 까무러치겠다..."
"늙어서 후회하면 어쩌려고 그래."
지희 몸에 새겨진 타투를 처음 보는 일명 꼰대(?)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심지어 작년 여름엔 '부모님은 말리지 않고 뭐하셨냐.'며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른 얼굴로 호통치듯 이야기하는 분도 계셨다. 첫 타투를 엄마와 함께 한 줄도 모르고...
서른다섯, 가을을 코앞에 둔 여름. 지희는 엄마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손목에 글씨를 새겼다. '여자는 죽을 때까지 예뻐야 한다.'는 엄마의 지론에 타투도 속했던 모양이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얼떨결에 한 첫 타투는 놀랍게도 대만족이었다. 살을 파고드는 뜨거운 고통도 참을만했다. 그렇게 지희는 서른여섯에 서른일곱에 그리고 서른여덟이 된 지금까지 매년 하나씩 타투를 하고 있다.
"하... 내가 괜히 데려갔어."
얼마 전, 첫 타투를 새겨준 엄마가 지희를 향해 한 말이다.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벤트가 4년째 이어질 줄은 엄마도 몰랐을 터. '후회'라는 감정이 잔뜩 묻어있는 말투지만, 그렇다고 딱히 말리진 않았다.
"타투는 내 몸에 새기는 예술 작품 같은 거야."
"나와 평생 함께 가는 친구이자, 액세서리라고 할 수 있지."
어차피 이렇게 번지르르한 말로 '고집'을 '설득'이라 포장하며 타투를 하고 말 것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대신! 1년에 하나 이상은 안 돼."
"오예~ 콜!"
그날 왜 그렇게 '콜'을 쉽게 외쳤던가! 지희는 꿈틀대는 욕망을 타투 검색으로 꾹꾹 누르며 후회를 하고 있다.
'손가락 타투도 하고 싶고, 발목 타투도 하고 싶은데...'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 지는 법.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던 그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지희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래! 안 보이는 곳에 하면 되잖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벌떡 일어나 전화를 거는 지희. 타투이스트에게 스케줄을 묻던 그때, 등에 마치 벼락이라도 떨어진 듯 '짝!' 소리와 함께 통증이 몰려들었다.
"아야!"
"이눔의 지지배가! 적당히 하라고 했지! 낼모레면 너 마흔이야! 마흔!"
지희는 서른여덟에 등짝을 맞았다는 사실보다, 엄마의 마지막 말 한마디가 더 서럽게 느껴졌다. '낼모레 마흔이면 타투하면 안 돼?' 욱하는 마음을 담아 지희는 크게 소리쳤다! 마치 세상 사람들이 다 듣도록...
"왜! 내 나이가 어때서!"
- <4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