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치사

by 노란 보석

사과가 빨갛게 익은 가을날

사과를 누가 키웠는지 서로 다퉜다


해는 자기가 일등 공신이라 했다

해보다 공이 적지 않다고 비가 나섰다

숨 쉴 수 있었던 건 내 덕이라고

바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웃기고 있네 하고 벌이 비웃었다


내가 땀과 사랑으로 키웠는데.....

농부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사과나무가 의아해했다

다들 고맙지만 내가 엄만데


이렇게 모두의 사랑을 받은

사과는 행복했다


그러나 가장 행복한 건 농부였다


*나는 누가 낳고 키웠나요? 그분은 한 번도 공치사를 하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안하고만 하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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