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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Apr 07. 2023

비행기 공포증

신경안정제 복용 후기


한국보다 더 추운 나라에 오는데도 비행기는 꽉 차서 왔다. 아무튼 캐나다 켈로나 도착.

4개월 전 여름에 왔을 때 너무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서 그런지 불안증이 심하게 왔었다. 

초등학생 아들도, 그보다 더 어린아이들도 무섭다는 말없이 너무나도 잘 타고 있는데 어른인 내가 비행기가 좀 흔들린다고 불안해하니 두려움과 수치심이 함께 느껴졌다. 그렇다고 그대로 참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나는 왜 이럴까 자책한다고 불안증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생전 처음으로 정신의학과에 가서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봤다.(*개인마다 상황이 다르니 꼭 의사와 상담 후 처방 받아야 한다.)

비행기가 흔들릴 때 심해져서 기다렸다가 두세 시간 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복용해 보았다.

도대체 떨리는 마음을 약이 진정시킨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사실 복용을 해도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릴 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근데 좀 신경이 둔해지는 느낌에다 눈꺼풀이 무거워져 몽롱해졌다. 그렇다고 수면제가 아니니 팍 잠이 들어버리지는 않는다. 눈을 감고 있어 보니 살짝 잠이 들었다 깼다 한다. 아이와 함께 가니 거의 못 잔다고 보면 된다. 마음이 약간 편안해지는 효과는 있는 거 같다. 


예민해서 스트레스 고스란히 받으면서 가는 거보다는 확실히 복용을 하는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어째 나는 더 예민해지는 것 같다. 둔해지고 싶다. 아무 데서나 머리만 닿으면 자고 뭘 하든 불안하지 않으면 살기 좀 편하지 않을까. 대신 안전불감증으로 위험해질까. 한 가지 분명한 건 내가 둔했으면 이런 글도 쓸 일이 없었을 것이다. 


밴쿠버에 도착할 때까지는 이번엔 많이 힘들지 않게 왔구나 생각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착해서 세관 나올 때까지 한참 걸리는 거다! 그동안 코로나로 여행을 못 다닌 사람들이 작정이라도 한 듯 여행을 다니기 시작 한 모양이다. 어디든 공항이 북적북적하다. 아무 생각 없이 줄을 서 있은데 켈로나행 비행기 보딩 시간까지 30분도 안 남았다. 짐을 찾아서 westjet에 다시 짐을 부치는데 너무 늦지 않았냐고 하니 빨리 뛰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여 아이와 함께 미친 듯이 뛰었다. 온몸에 땀이 범벅되며 거의 밴쿠버 공항 끝에서 끝까지 뛰었다. 과연 우린 Kelowna 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을까.



보딩 시간 10분 전 도착. 다행히 탔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는 걸 보자마자 기절해서 잤다. 비행기 공포증이 뭐야??

지금은 시차 때문에 잠과의 전쟁 중이다. 만 7세 아들은 시차라는 게 없는지 졸리다는 소리 한마디 안 하고 하루 종일 놀고 있다. 


젊음은 좋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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