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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Nov 02. 2023

40대, 자존감이 떨어질 때 화장품을 산다.

화장을 해서 얼굴에 가면을 만들어 가리고 싶은 걸까? 어제 갑자기 4050 동안 메이크업 영상을 보고 싶어서 아침에 아이를 등교시키고 바로 찾아보았다. 수분 공급이 중요하고 프라이머로 모공을 가려준다는데.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프라이머를 포함해서 화장품 3개나 질렀다. 평소에 톤업선크림만 겨우 바르고 다니면서 왜 갑자기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도 모르게 자존감이 떨어졌구나.

평소에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은 안 하고 살았는데 어제는 처음으로 내가 뭔가 자꾸 사고 싶을 때의 심경을 한번 살펴보았다. 계절의 변화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계절은 변하는데 나는 별로 변한 거 같지 않은 그 마음을 쇼핑으로 달래려고 한 거 같다. 프라이머와 비비크림을 받으면 잘 쓰게 될지 아니면 또 유통기한이 지날 때까지 구석에 처박히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처음에는 기쁜 마음으로 얼굴에 발라보지만 크게 변하지 않는 나의 얼굴에 실망해서 또 화장품 통만 째려보게 될 것 같다. 그것이 반복되면 후회를 하고 한동안 화장품을 안 산다. 그리고 또다시 나는 외모는 안 되겠고 머리나 채우자며 책을 파먹듯이 읽겠지.

변화. 그래 나는 변화를 원했던 거야.

일상에서 변화를 원한다 해도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도 모르게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회복하는 방법은..


1.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나의 심경을 잘 들여다보자. 물론, 호르몬의 영향도 있겠지만 우리는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2.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갈망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절대 나한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3. 당장 뭔가를 사거나 돈을 써서 기분을 풀려고 하지 말고 나의 행동에 변화를 줘 보자. 청소를 한다던지 오늘은 좀 더 배려를 하겠다는 마음 가짐이 그 예이다. 남을 배려할 때 나의 자존감도 같이 올라간다.

4. 남과의 비교는 살면서 안 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단 하루라도 비교하지 말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자.


2023년이 두 달도 안 남은 지금.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계절이고 시기인 것 같다. 특히 요즘 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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