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당신 마음에 들른다면
겨울처럼 하고 싶어
싹 터뜨리는 봄
녹음 단풍 남기는 여름 가을 말고
땅에 눈 스미듯
처마밑 고드름 녹듯
아무 흔적 없이
따스함으로만 멀어지고 싶어
《겨울밤》
여름낮과 겨울밤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늘 수족냉증에 괴롭고
벌벌 떨며 호호 부는 나는
택할 거다 겨울밤을
잘 견디는 나는 왠지
내가 아닌 것 같아
혹독함이 휘두르고
매몰차게 매서운 밤
하아, 살아 있구나
살아서 견디는구나
밤, 검고 춥다
나, 살아서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