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낮 동안 많은 이야기에 시달린 미고가 아닌 그녀의 강아지 루고이다. 루고는 미고와 단 둘이 살아가는 땅콩잼 색 강아지인데 올 해로 10번째 생일을 맞았다. 루고가 미고를 처음 만난 건 그녀가 22살이 되던 해였다. 작은 마을의 마트 캐셔로 일했던 미고의 동료가 남자친구를 따라 다른 주로 이사하게 되었고 그녀의 동료가 키우던 강아지 보울( 루고의 원래 이름이었다.)은 마치 예정된 듯 미고에게 맡겨졌던 것이었다. 당시 미고는 혼자 살고 있었고 때마침 외로웠기에 동료의 강아지를 흔쾌히 키우게 되었다. 그녀는 루고의 원래 이름을 부르다가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고 강아지 루고는 똑똑했던지 아니면 보울이라는 이름을 싫어했던 건지 루고라는 이름에 빠르게 반응했다. 그런 루고는 작은 메모지같이 팔락이는 귀로 미고의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주었다. 통조림햄에 작은 쥐가 들어가 있다며 미고에게 화를 내는 이상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부터 유통기한이 3일 정도 지난 우유를 먹어도 괜찮을까에 대한 질문까지 루고는 미고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게 싫지 않았다. 그런데 10번째 생일을 맞는 오늘, 루고는 미고가 처음으로 걱정되었다. 그녀의 질문이 갈수록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늦은 저녁, 미고는 소파에 앉아 루고를 쓰다듬으며 질문을 늘어놓기 시작하다가 루고의 작은 귀에 짧은 입맞춤을 한 뒤 말했다. "고마워 루고" 루고는 그녀가 왜 고맙다고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미고의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쯤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