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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다리담 Jul 14. 2021

유저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불편함 제보"메뉴를 만들었다.


UT를 하다보면, 유저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UT내용과 관계가 없는데도 불편했던 점, 쿠폰을 덜 줘서 아쉬웠던 점, 어이 없었던 경험 등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그냥 듣는다. 공감과 리액션을 하면서 듣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유관부서에 전달하거나 운이 좋으면 그 중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하기도 한다.


이렇게 듣고만 있다가 하루는 유저의 목소리를 직접 낼 수 있는 메뉴가 있으면 어쩌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저가 이렇게 목소리를 쏟아내는 걸 보면 말하고 싶은 고객들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신반의하며 불편함 제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만들면서도 조마조마했다. 몇 명이 불편함을 올렸는 지 투명하게 보여주도록 설계를 했는데 설계하면서도 아무도 안 쓰면 어쩌지, 걱정하면서 만들었다. 개발은 최대한 간단하게, 언제든지 수정할 여지를 두고 심플하게 만들었다. 운영 리소스도 많이 쓸 수 없어서, 하나하나 답글을 달아주는 형식이 아닌, 그냥 완성하면 이미지를 등록해서 해결완료! 하고 해당 메뉴 메인에 공표하는 게 다인, 정말 최소한의 메뉴였다.


그런데 오픈 후, 놀랍게도 생각보다 많은 고객들이 와서 글을 쓴다. 그것도 꽤 길게 쓴다. 마이페이지 맨 끝 구석탱이에 아무런 홍보도 하지 않은 메뉴에 이렇게 사람들이 와서 글을 쓴다고? 놀랐다. 정말 간단하게 만든 서비스인데, 신기하게 유저들이 들어와서 이야기를 썼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리고 왠지 미안했다. 이렇게 마이페이지 한 구석에 보이지도 않는 메뉴를 찾아와서 쓸 만큼 할 말이 많았던거다. 고객센터에 전화하거나 문의를 남기기에는 애매하지만 마음 속 쌓아두었던 불편함들 우리 사이트가 그만큼 유저들과의 소통이 되고 있지 않았구나, 라는 반성도 많이 했다.


나는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상대의 속마음을 듣는 것도 참 좋아하는데, 우리 유저들의 목소리는 진작 들을 생각을 못했다. 미안했고 반성했다. 10명이 불편하면 1명이 이야기를 한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굳이 UT를 하지 않아도 유저가 먼저 우리가 놓친 부분을 알려주다니, 이것처럼 효과적인 유저보이스 수집도 없다. 유저가 느끼는 것들이 비슷한지 같은 이야기가 여러 번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 것만 봐도, 유저보이스는 확실히 의미 있는 정보를 전달한다. 이 불편함 메뉴에 모인 목소리가 허투루 흘러가지 않도록 잘 분류해서 유관부서에 전달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내가 이렇게 분류해서 전달할 예정이다. 그래서 급하게 어드민에서 일괄분류할 수 있도록 컬럼을 하나 더 추가했다. 효과적으로 분류하여 유관부서에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유저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허투루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사이트를 위해 건네는 목소리를 소중히 쓰고 싶다. 불편함에 올라오는 제보사항이 점점 줄어들도록 잘 챙겨야겠다. 이렇게 말해주는 유저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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