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서른여섯 살의 22년 목표는
아직 만 34세인 것은 잊지 말자
올해 나의 목표는 돈이다.
무조건 저축하고 적게 쓰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다른 건 필요 없고 나는 올해 돈에 울고 웃으리라.
지난 연말에 나는 혼자 있기 싫어 본가에 내려갔고
엄마와 마트에 장을 보러 가던 중 너무 너무 귀엽고
깜찍한 인형 같은 검정 푸들이 종종 종종 거리면서 걸어오는 게 아닌가
'나도 개 키울까 봐 너무 너무 귀엽다' 하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엄마는
'남의 집에 살면서 동물 키울 생각 말고 네 집 사서 키워라'
하고 시크하게 말하셨다.
경상도 어머니들 다 이러나요..?
가끔 사람들은 나에게 뼈 때리는 말을 잘한다고 팩폭러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엄마 닮아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주제 파악과 자기 객관화가 잘 돼있는 이유 중 하나가 늘 현실적인 엄마 때문이리라.
딸이 저 하늘 위로 둥둥 올라가려 하면 어떻게든 땅을 다시 밟게 하는 고마우신 어머니.
그래서 올해는 무조건 돈을 1순위로 정했다.
연말엔 통장의 앞자리가 바뀌어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