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과의 전쟁 선포

by 공삼

아이를 육아하는 동안 24시간 줄곧 옆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특히, 뜨거운 음식을 준비하거나 뭔가를 골돌이 생각하거나 지금처럼 글을 쓸 때는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데 아이와 함께 있으면 방해를 받기 마련이다. 결국, 문명의 힘을 요청하여 잠시라도 시간을 버는 데 반대의 부작용이 늘 존재한다.
많은 부모들도 동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문명의 힘은 바로

"동영상"


내 딸아이도 4살 때부터 동영상을 접했고, 처음 시작은 주로 교육용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러다 6살이 되면서 춤을 좋아하고 만들기를 좋아하다 보니 동영상 보는 범위를 넓혀서 유튜브를 접하게 되었다. 덕분에 부모에게는 잠시의 자유를, 아이에게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문제는 동영상이라는 것이 판도라의 상자라는 것이다. 평상시에 자발적으로 책을 읽도록 정말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딸아이는 책보다는 동영상을 원하게 되었다. 동영상 보는 것을 단절시키기보다는 안 봐야 하는 것에 대해 이해를 시키고 동영상보다 책을 보도록 유도하였지만 매번 잔소리할 때마다 처음엔 잘 따르더니 나중에는 책 보다 패드를 들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매번 이런 일이 되풀이되었다.

결국에는 보다 못해 엄마와 아빠는 계엄령을 선포하게 된다.

일절 동영상을 볼 수 없으며,
집에서 종이 접기와 종이 자르기를 금하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한다.

기한: 집에 있는 모든 책을 읽을 때까지 금지 사항은 유효하다.


조금 심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다행히 잘 수긍해 주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모가 가르쳐 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유튜브와 같은 매체가 매우 유익하다고 판단했었다. 가끔씩 딸아이가 유튜브에서 하는 것을 따라 할 때마다 크게 나쁘지 않다고 믿었으니까. 사실 곱하기에 대한 이해를 동영상을 보며 자기 혼자 깨달았을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하루는 언제까지 동영상을 보는지 하루 종일 내버려 둔 적이 있었는데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동영상이라는 판도라 상자에 매우 깊게 빠져 있는 딸을 발견하였다. 그때부터 동영상을 많이 보면 안 되는 이유와 동영상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들에 대해서 꾸준히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이미 내 딸아이도 동영상을 많이 보면 안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중독성은 이미 생각보다 심해져 있었다.


머리로는 이미 이해하고 알고 있지만 어느새 순응적으로 동영상 앞에 자신이 놓여 있는 그런 딸아이!!

평상시에 동영상을 보게 되면 안 좋은 점을 언급한 바 있는데, 먼저 강조한 것은 동영상을 많이 보게 되면 "건망증과 게으른 아이가 될 수 있다"를 언급했다. 아이가 이해하기 쉽게 "행동 바보, 언어 바보"로 설명을 했다. 실제로 동영상만 꾸준히 보는 어린이와 책을 자주 보는 어린이의 차이는 극명하게 달라진다.
우선 언어 사용 능력이 차이가 나며, 즉각적인 발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실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함에 있어서 동영상을 많이 본 어린이는 한계가 있지만 책을 많이 본 어린이는 자신의 생각을 더하거나 상상을 보태어 자기 의사전달을 한다. 특히 동영상에서 제공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는 아이는 자신이 정보를 전달하는 데 한계를 느낀다. 마치 동영상을 보면 마치 다 잘할 것 같지만, 패드를 끄면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것과 같은 이치다. 교육방송을 보면 수학이 잘 풀어지는 것 같은데, TV만 끄면 혼자서 못하는 그런 증상과 동일하다. 그 이유는 동영상을 보는 동안 정보만 입수했을 뿐 들어온 정보를 머릿속에서 응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응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연습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재는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유치원에서 제공되는 동영상은 어쩔 수 없다지만 집에서만큼은 금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나를 포함한 아내도 인터넷 사용을 줄였으며 적어도 아이 앞에서 절대 하지 않는다. 아마도 며칠이 지나면 또다시 아빠에게 무슨 조건을 달며 동영상을 원하겠지?


그래도 딸아 이번에는 계엄령이다.
한동안 근절을 통해서 절제와 지식을 쌓아가자꾸나...



"독서치료 프로그램이 어린이 게임과 몰입 극복에 미치는 효과 연구" (Hoang, Kim, & Kim, 2013)라는 연구에서 초등학교 1~2학년, 3~4학년, 그리고 5~6학년으로 나누어 게임과 몰입에 대한 실험을 하였는데, 독서치료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밝혔으며 특히 고학년보다는 저학년에서 더 효과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독서치료 프로그램 시범운영에 대한 정성적인 평가에서도 프로그램 진행 초반에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였으나, 점점 독서에 대한 흥미도가 높아지고 게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자신 및 타인의 심리 이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밝히고 있어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및 효과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를 토대로 유추하자면, 아직 초등학교 전에 독서 위주의 생활을 집에서 실시한다면 충분히 개선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다. 그리고 단순하게 독서시키고 끝내면 안 된다. 우선 혼자서 책을 읽게 하고, 동시에 부모도 같이 책을 읽어야 한다. 부모는 부모 책을... 아이가 나중에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아이의 지식수준에 맞춰서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부모와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무슨 내용이니? 이야기해 볼까? 주인공은 무엇을 했지? 우리 딸 생각에는 주인공이 잘못했니? 등을 물어본다. 상세하게 물어볼수록 책에 대해 다시 기억하게 하는 재인 효과가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책 내용에 대해 독후감을 쓰게 한 뒤 독후감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쓴 글에 대해 맞춤법 오류를 잡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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