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해야 할 사람

by 공삼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요즘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되곤 한다.

얼마 전 아파트 단지에 사는 한 여자 아이가 내 딸이 나쁜 아이라고 소문을 내고 다녔다.

내 딸이 같이 놀려고 하는 아이들에게 돌아가면서 "나쁜 아이니 함께 놀지 말라고" 험담을 하고, 지나가는 어른들에게도 나쁜 아이라고 외치고 다녔는데, 내 눈으로 직접 봐서 그런지 의외로 충격이었다. 처음 드는 생각이 "쟤는 뭐야? 였다.


그래서 무슨 잘못으로 나쁜 아이라는 소리를 듣는지를 알게 되었다. 비록 8개월 전 일이지만 나쁜 일은 분명 나쁜 일이었다. 다름 아니라, 놀다가 너무나 귀찮게 구는 남자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들고 있던 바람개비로 얼굴을 때렸다고 한다. 귀찮게 구는 남자아이를 나도 본 적이 있는데, 유독 내 딸을 따라다니며 놀아달라고 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놀아주면 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고 떼쓰고 엉엉 울던 남자아이였다. 나도 그 아이를 보다 못해 "그러지 말라"라고 타일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 남자아이는 내 딸보다 한 살 작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그 여자 아이는 그 사건을 잊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내 딸이 나쁜 아이니까 같이 놀지 말라고 떠들고 다니고 있다. 내가 직접 대화를 해 보았지만 당당하게 계속해서 소문을 내고 다닐 거라고 말한다. 당돌했다. 무지...


한편으론 이번 사건으로 사람을 괴롭히면 저런 식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딸아이가 알게 된 좋은 경험이라 생각을 한다. 그래도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정말 살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흡사 어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습과도 너무나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여자아이는 내가 알기로 며칠 전까지 내 딸아이와 친하게 지냈던 아파트 놀이터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였다. 내 딸이 먹을 것을 가지고 가면 같이 나눠먹고 함께 놀던 친구였는데 최근 들어 내 딸이 나쁘다며 소문을 내고 다니고 있는 중이다. 혹시나 해서 저 아이와 싸운 적 있는지를 내 딸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아이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거나 어떤 계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내 눈으로 친하게 지내던 아이였는데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니고 있으니 조금은 당혹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처음엔 왜 그랬을까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른들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왜에 대한 답을 알게 되었다.


- 늘 좋은 친구처럼 지내다가도 어디에 가서는 나의 험담을 이야기하는 사람.
- 뭔가 이득이 있을 때는 옆에 붙어 있다가 더 이상 이득이 없을 것 같으면 돌아서는 사람.
- 좀 더 강한 사람이나 자신의 편익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나타나게 되면 이전의 사람을 떠나는 그런 사람.
- 무엇보다 그랬던 사람이 "악감정"은 없었다며 다시 곁으로 오려하는 그런 사람.


간단히 말해서 살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의 모습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 사람이 그럴 사람인지를 미리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니?
- 너무 괘씸해서 내가 그렇게 했어.
- 내가 뭘 어쨌다고? 걔가 나한테 한 것을 생각하면 이건 별 것 아니야.


이런 말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뜻이 된다. 더욱이 그동안 참았었다는 말은 언젠가 되갚아 줄 것이라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래서 자존심이 많이 상한 거니? 아니면 너에게 피해를 준 거니?라고 말하면 딱히 정확한 이유를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열하지만 대부분 자존심이 상한 것으로 결론을 유추할 수 있다.

결국 자존심을 상하게 한 상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적대적이었다면 미리 견제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늘 숨어 있다 어느 순간에 적대적으로 변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그저 자신 스스로가 늘 조심하는 법을 배우는 수밖에 없다.


흔히 사람들이 뒤를 조심하라는 말을 한다.

배반, 배신, 기만, 복수. 아마도 지금까지 말한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적어도 나부터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또는 하고 있지 않는지에 대해 새삼 깊게 생각을 하게된다. 거듭 생각을 해 봐도 "겸손"이 해답일 것 같다.












keyword
이전 10화지기싫어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