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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Feb 04. 2020

큰 시련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이렇게 물어볼 때가 많다. 

큰 시련을 겪고 나면,  시간이 흐르면 잊을 수 있나요?라고. 


질문자는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시련의 기억들을 잊고 싶은 마음에 그리 질문들을 한다. 

하지만 시련은 흔적이 되어 평생을 따라다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꿈에서도 나타나고, 어떤 일을 보고 연이어 회상하고, 때론 가만히 있다가 소스라치게 내 몸이 떨릴 때도 있다. 흔히 우리는 이것을 트라우마라고 칭한다. 


결국, 죽기 전까지 아픈 상처는 그대로 남게 되므로 잊는다는 것은 기억상실증이나 스스로가 기억 조작을 하거나 나이가 들어서 심한 건망증과 치매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만일 가능하다면 정말 수련이 잘 된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잊을 수 있나요? 가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큰 시련 뒤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무엇이 남는지를 알고 적어도 숨은 쉴 수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남을까? 

우선 적어도 두 번 다시 같은 일에 휩싸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주변에 사기 당하고도 다시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뜨거운 솥에 손을 데어봤기에 두 번 실수는 하지 않으리라 본다. 

그리고 시련 후에 남는 것들 중에 가장 소중한 것은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이 남는다. 

옛 기억을 되뇐다는 것은 어떤 일로 인해 회상을 한 것이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을 재인식하는 것인 만큼 현실은 그때보다 안정적이다라는 뜻이 된다. 그리고 지금의 이 현실에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주위에서 사람들은 나쁜 시련을 경험으로 생각하라고 한다. 

경험이란 머릿속에서 생각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아프고, 그 아픔이 마음으로 이전되어야 얻는 것이다. 시련은 다른 경험보다 더 독하고 무섭고 고통스럽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경험일 수 있다고 본다. 그저 시련을 겪은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하나다. 


고통스러운 그 시련에 의지하여 스스로 다른 변명을 찾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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