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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 Mar 22. 2023

69시간, 60시간,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


취지는 좋다고 인정합니다. 2주간 빡세게 일하고 나머지 2주는 휴가 가지고...

그런데 늘 빡세게 일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빛좋은 개살구일 겁니다.

어느 분께서 이렇게 설명을 해 놓으셨더군요.


출처 : https://brunch.co.kr/@raulista/56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한다고요? 말도 안되는 소리, 선택했다가 일에 혼선이 생겨 윗선들이 싫어합니다.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를 강화한다고요? 늘 소처럼 일한 사람에게는 건강을 찾을지 모르나, 지금 제 아내를 보면 매일 같이 한약 먹고, 매주마다 한의원가서,  또는 병원가서 치료 받습니다.           

            휴가 활성화를 통한 휴식권 보장이 된다고요? 선진국보다 뒤쳐진 우리 실정을 고려할  때 한 20~30년 후에나 가능한 이야기겠죠. 우리나라? 아마도 윗선은 가능할지라도 일반인들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일지 모릅니다.           

            근무방식 유연화 제도를 도입한다고요? 너무 유연해서 퇴근 후에도 시도때도 없이 전화가 옵니다. 일하라고...           



기업은 일을 해서 이익을 내고자 하고,

노동자는 일을 해서 먹고 살 돈을 벌고자 하고,

서로 윈윈의 결과를 바라는 데, 정작 이번에 나온 근로시간 제도는 윈윈보다 서로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 옵니다.


제 옆에 함께 살고 있는 제 아내가 실제 69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기본 근무시간을  마치고, 이후 저녁 시간 후 새벽 1시쯤에 집에 들어 옵니다. 그렇다고 야근 수당은 책정되지 않습니다. (요것이 현실이죠)

점심시간, 저녁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기본적으로 13시간을 일합니다. 경우에 따라 새벽 1시까지 일을 하고 1시 반경에 집에 돌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제외하죠. 어쨌든 5일 동안 매일 13시간씩, 총 65시간 일을 합니다.

그리고 토요일이면 조금 늦게 출근하지만 오전에 한의원이나 병원에 들러서 치료를 받고 12시까지 출근해서 저녁 저녁 7시까지 일을 하고 집에와서 식사를 합니다. 오후 1시부터 일을 한다고 해도 7시까지 총 6시간을 일을 합니다. 만일 토요일에 출근을 하지 않으면 일요일을 오후부터 저녁까지 일을 하고 들어 옵니다. 집중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할 때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대략 5시간을 일을 한다고 치면, 일주일에 최소 70시간을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무런 야근 수당이나 추가 수당 없이 말이죠.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69시간 동안 일을 하게 된다면, 다시 1970년대나 80년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집에서 일을 해야 하는 가정주부가 반드시 상주해야만 그렇게 많은 시간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생활하면서 누리는 여가란 몰아서 여가를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일을 너무 지나치게 해서 몸이 아플경우, 휴가가 휴가가 아니라 치료나 요양기간일 겁니다.

그리고 또 다시 69시간을 맞춰서 빡시게? 일을 하고, 다시 치료를 해야 하는거죠.


지금 제 아내는 매일 같이 약을 버티며 살고 있습니다.

일은 일대로 넘쳐나고, 수없이 쏟아지는 일들,,,

사실 조직이라는 것이 일하는 사람에게 일을 더 시키는 이상한 원칙이 있다보니... 늘 고통스러운 사람만 고통스러운 법이죠.


이처럼 일을 지시할 때부터 잘못된 지시가 넘쳐나는 경우가 많아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까지 하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즉, 윗 사람의 무능력함  때문일 겁니다. 업무 지시도 현명해야 조직이 빛이 나는 법인데 말이죠.



제 아내는 일주일에 70시간을 일을 합니다.

딸아이는 엄마를 보는 시간이 매일 아침에 덜깬 상태에서  잠시 보는 20~30분이 다입니다.

아 그나마 저녁 식사시간 때 영상으로 보긴 하네요.

토요일과 일요일도 아내가 큰 마음 먹지 않으면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여기서 큰 마음 먹는다는 것은 일이 많지만 밤을 세워 일을 하더도 미룬다는 말이죠.

아내는 쉬는 날이면, 옛날에 우리 아버지들이 그랬듯이 소파에 눕는 게 일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토요일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추나를 받으면 그나마 개운해 하며 다시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뿐입니다. 다시 월요일이 되면 다시 아프기 시작하죠.


회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비상입니다. 회식도 일의 연장일까요? 아마 아닐겁니다. 윗사람은 복지라 생각하고, 아랫 사람은 돈을 받지 않는 일이라 생각하죠. 결국엔 일이 또 밀리니 말이죠. 그런데 회식  때 술은 왜 그리 많이 먹일까요?

먹다보면 초 죽음이 되어 있습니다. 새벽 1~2시쯤 되어 데리러 갈 때마다 안쓰러워 죽을 지경입니다.

사실 이럴 때는 코로나가 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때는 회식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죠.



69시간의 근로제의 가장 맹점이 무엇일까요?

일반 생산직은 제가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사무직, 특히 연구직은 계속해서 일이 쌓인다는 겁니다. 그리고 직원들은 그 속에서 좌절을 맛보기까지 하죠.

위에서는 계속해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뭐든 좋아 보이니 다 시키려하고,

윗 기관은 아래 기관이라고 당연히 쏟아내고,,,

결국엔 가정을 일궈야하는 의무감 때문에 견디는 것 뿐이지, 혼자였다면 더 나은 직장을 찾으러 갔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옆에서 보는 제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하고요.


활동적인 일을 선호하는 아내를 존중해서 직장생활을 마음껏할 수 있도록 역할을 바꿨지만,,,

여전히 이럴 때일수록 무능력해 보이는 남자로서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집니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마음이 급해집니다.


아마도 69시간 근로시간을 만들었을 때. 최대한 국민을 생각한다고 만들었을 겁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취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바로 내 옆에서 69시간에 준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근로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비계획적이고 비시스템적인 기관이나 무조건 자기 말이 옳다고 스스로 믿느느 윗 사람을 위한 근로시간제인거죠.


지금 제 아내는 어차피 일이 많아서 휴가를 못 갈 것 같으니, 자신에게 주어진 연차 중 몇 일을 병원 가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몇 일은 그냥 돈을 환산하여 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결국엔 그 돈도 몸 아플 때 약값의 일부일 겁니다.




근로자의 삶의 질 제고와 기업의 혁신,성장을 바란다죠?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의 근원은 의사결정자의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조직마다 각기 다른 문화가 존재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근로자의 삶과 조직(기업)의 혁신과 성장은 의사결정자의 생활 태도와 생각 그리고 의지에 결정되니 말이죠. 일반 제조업을 운영하는 기업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연구직과 같은 곳은 의사결정권자가 누구냐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법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황당스러운 것은 의사결정을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 모두가 '나는 현명하고, 똑똑한 지도자다'라고 스스로 믿는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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