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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호 Sep 17. 2018

다시 동그란 모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 동그란 모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남들에게 손가락질받는 게 

싫어서 꼭꼭 숨겨둔 내 모습.


나의 성격. 

나의 모습. 

나의 꿈. 


너무 깊은 곳에 숨겨둬서

잊고 살았던 건 아닌지.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겨도

내 안에 숨겨뒀으니 나는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보물지도처럼 표시라도 해뒀어야 했는데

지나다닌 발자국조차 남김없이 지웠다.

내 안에 숨겨뒀으니 나는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남들이 만들어둔 틀 안에 갇혀 살다

진짜 내 모습을 숨기고 사는 것만 같아서 틀을 깨고 

나왔더니 이미 네모난 모양을 하고 있었다.


다시 동그란 모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며칠을 밤새 찾아다녀봐도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분명 숨길 때는 모래사장을 걸었던 것 같은데 밑에는 진흙이 가득하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이었던 것 같은데 주변은 나무들로 그늘이 가득하다. 

너무 꼭꼭 숨겨뒀기에 이젠 나조차도 찾을 수가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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