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Draw a sketch. 14

by 공선호


' 지금이랑 어울리는 말이 생각났어. '

' 무슨 말인데? '

' 하루에 하늘을 3번 이상 바라볼 여유가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

' 어! 그 말 나도 어디서 한번 들어본 것 같은데? '


남자의 말에 여자는 고개를 남자 쪽으로 돌리며 대답을 기다립니다.


' 요즘 너무 바쁘게 살아서 항상 피곤하다 보니 여유라는 단어가 내 삶에 없어진 줄 알았어.

하루하루 긴장하며 살다 보니 전쟁이나 다름없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평화로운 것 같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니까 오랜만에 여유라는 단어를 다시 찾은 기분이랄까? '


여자는 남자의 옆모습을 보며 돗자리에 널브러진 남자의 왼손을 잡았고

남자는 그런 여자의 오른손을 조금은 가볍게 움켜쥐며 말을 이어나갑니다.


' 난 아마 행복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오늘처럼 하늘을 오래 바라보는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날정도야.

그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오래된 걸까 아니면 정말 그런 적이 없었던 걸까. '


' 어릴 때는 한두 번 있겠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언제 그랬겠어 없었을 거야.

있었다면 좋은 거고 없었다면 오늘이 처음이니까 머릿속에 잘 기억해두면 좋은 거지.

그리고 난 이렇게 손잡고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


여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돌리며 눈을 뜨자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의 모습에 귀엽다는 생각이든 남자는 피식 웃었고

자신을 바라보며 웃어주는 남자의 모습에 여자도 남자를 향해 웃어줍니다.

공원에 돗자리를 펴놓고 두 사람은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 아래 나란히 누웠고

남자는 두 눈을 지그시 감으며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이렇게 여유를 느낄 시간을 많이 만들어 봐야겠어. '

' 내가 옆에서 응원해줄게,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을걸? '

' 그렇지? 하늘을 올려다보는 거나 연습해봐야겠어. '

' 그게 뭐야. '


여자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고 남자는 이내 진지하게 말을 합니다.


' 정말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평화롭고 여유도 있고 이렇게 손잡아 줄 사람도 옆에 있으니 얼마나 좋아. '


' 나도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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