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 a sketch. 47
지금 뭐해? 바빠?
아니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해봤지
거짓말이고 조금 전에 어머니한테서 전화 왔는데
내가 프로필 사진으로 해둔 우리 둘 사진을 보셨나 봐
그래서 막 궁금한 게 하나둘이 아니셨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시길래 너에 대해서 이야기해줬지
당연히 착하고 귀엽고 내 눈에는 이쁘다고 말했지
그랬더니 우리 어머니가 하는 말이 아들 키워봐야 소용없다더라
그래서 한참을 웃었는데 그때 그러시더라고
우리 둘이 많이 닮았다고
그래서 내가 그렇냐고 말하니까 그렇다면서
막 신이 나셨는지 어디가 닮았고 어디가 비슷하다면서
이야기하시는데 오랜만에 웃으시면서
전화하니까 나까지 덩달아 기분 좋더라
평소에는 잘 지내냐는 안부인사 정도만 하고 끊으니까
매번 이야기 많이 못했는데 오늘은 좀 색달랐지
그러게, 우리가 그렇게 닮은 구석이 많은가?
고집불통에 눈물 많고 성격은 얼마나
불같은데 닮았다고 하니까 뭔가 기분 나쁘네
응? 아니지
내가 그렇다는 거지
너는 착하고 성격도 좋고 주변 사람한테
잘하고 칭찬할 거밖에 없잖아
농담인 거 들켰어?
그래서 보고 싶어서 지금 전화해본 거야
여기저기에서 소리 들리는 거 보니까 많이 바쁜가 보구나?
아니야 괜찮아 너 바쁘면 얼른 들어가 봐야지
점심은 먹었어?
아니면 조금 있다가 나갈 테니까 점심 같이 먹자
거기 근처에 맛있는 곳 많다고 네가 그랬으니까
오늘 점심은 네가 사는 걸로 해
내가 특별히 거기까지 밥 먹으러 가줄 테니까
고기가 먹고 싶으면 고기 먹어야지
삼겹살 한 점 상추에 딱 올려서 마늘을 된장에 찍고
쌈 한번 딱 싸 먹은 다음에 소주 한잔하면 참 좋은데
나는 그렇게 먹을 거니까 너는 옆에서 구경이나 해
너는 밥 먹고 바로 가야 하니까 술 마시면 안 되지
안돼 절대로 안 줄 거야 내가 먹는 거 많이 구경해
알았어 그럼 나도 안 마시는 걸로 약속할게
앞으로 한 시간 뒤에 점심시간일 테니까 나는 나갈 준비 해야겠다
너도 얼른 들어가 보고 피곤하다고 매일 커피 사 먹지 말고
자판기에서 뽑아먹는 거 그거다 몸에 안 좋은 거야
알겠어 잔소리 안 할게.
조금 있다가 보자.
배부르게 먹고 나왔는데 왜 이리 찝찝하지
가위바위보 져서 내가 계산해서 그런 건가
농담이지 애초에 내가 사주려고 온 거야
야 그렇게 말하지 마
이래 봬도 나도 나름 바쁜 사람이거든?
쨌든 얼른 올라가 봐
시간 늦겠다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하고
마치고 연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