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집에…

[2023 안전 책임사회]

by 이건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단골로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맥컬리 컬킨 주연의 <나 홀로 집에>라는 영화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프랑스로 향하는 가족이 실수로 자신들의 8살 아들 케빈을 집에 남겨두고 떠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코믹 장르의 영화답게 어린 케빈 혼자서 집에 침입한 나쁜 도둑들을 통쾌하게 물리친다는 스토리이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다르다.


일단 어른 없이 아이만 집에 있다면 재난대응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재난약자인 아이들로부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응을 기대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애당초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아이만 두고 부득이하게 집을 비워야 할 일이 생긴다. 늘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으니 무언가 비상대책이 사전에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예를 들면 화재나 추락, 아주 어린아이의 경우 욕조에서 익사하는 등 의 사고를 예측해 미리 사전 예방조치를 하고 아이에게도 교육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각 주마다 법적으로 아이 혼자 집에 있을 수 있는 나이 기준을 정해놓고 안전수칙도 강조한다. 아이 혼자 집에 있을 수 있는 최소 나이는 주마다 차이가 있다. 캔자스의 경우 6세, 노스캐롤라이나 8세, 콜로라도 12세, 미시간 10세, 일리노이 14세 등 다양하다.


미국의 적십자사는 홀로 집에 있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몇 가지 안전수칙도 제시해 준다.


먼저 집을 비우기 전 부모는 아이가 충분히 혼자 있을 수 있는 나이와 상태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만약 혼자 둘 수 없다면 방과후 학교에 위탁하거나 믿을 수 있는 가족이나 친척에게 맡기는 등 보다 안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인 원칙은 아이가 8세 미만이면 장시간 혼자 두어서는 안 된다. 만약 아이 혼자 두고 집을 비워야 한다면 소방서 연락처 등 비상 연락처를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한다.


평상시 아이와 함께 비상계획을 세우고 화재 시 대피훈련도 하면 좋다. 정전 등을 대비해 플래시라이트 사용법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여분의 배터리도 준비해 놓는다.


칼이나 가위, 전동공구 등 위험한 물건은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약이나 세제도 안전한 곳에 보관해 놓는다.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는 보호커버를 덮어 두고 한 개 이상의 연기 감지기를 각 층과 방 그리고 주방에 설치해 두면 좋다.


혼자 있는 아이는 현관문을 잘 잠그고 절대로 외부인에게 문을 열어줘서는 안 된다. 택배나 서비스 업체에서 방문했을 때에도 물건을 문 앞에 놓거나 혹은 나중에 다시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다.


또한 SNS를 통해 자신이 혼자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공유하지 말라고 미국 적십자사는 권고하고 있다. 아이가 혼자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부모님께 먼저 허락을 받아야 하고 언제,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돌아왔으면 바로 부모님께 알려야 한다.


만약 무언가 타는 냄새가 난다면 신속하게 밖으로 대피한 뒤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사전에 충분한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 뉴스를 보니 초등학생 아들을 3개월 동안 혼자 집에 남겨두고 주말에만 집을 찾은 한 아버지가 아이를 방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고 한다. 물론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그 소중한 꽃이 꺾이지 않도록 어른들이 잘 지켜줘야 한다. 아울러 평소 아이와 함께 재난에 대비하는 비상계획을 세우고 함께 대피하는 훈련을 하는 등 재난으로부터 자생력을 가진 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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