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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 Mar 10. 2020

우리 소방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소방인들의 사랑방 

한국 속의 작은 미국, 주한미군. 이곳을 보기 위해 그동안 많은 소방인들이 우리 소방서를 방문해 주었다.  기억에 제주도만 제외하고 울산, 속초, 춘천, 대구, 세종, 증평, 충주, 음성, 아산, 의정부, 서울, 용인, 수원, 경기도 광주  전국 각지에서 찾아 주셨다.       


사실 내가 근무하는 이곳 경기도 평택이, 정확하게는 송탄이란 동네가 그렇게 볼 것이 많은 도시는 아니다. 그냥 부대 앞 햄버거 가게나 미군 사이즈에 맞는 큰 옷을 파는 가게, 그리고 부대찌개  몇 군데를 빼고는 딱히 사람들을 끌어 들일 만한 매력적인 요인 없다.


그런데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주는 그분들이 고맙다. 그동안 방문한 사람들을 일일이 헤아려 보진 않았지만 대략 400~500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우리 소방서를 소개합니다.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소방서에는 미국 소방대원과 한국 소방대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여의도보다 큰 면적의 오산 공군기지를 지키는 우리 소방서는 나름의 전통을 자랑한다. 특히 2008년과 2014년에는 미 공군 최우수 소방서로 선정될 만큼 견고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참고로 미 공군은 전 세계에 약 200여 개의 소방서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과 2014년 미 공군 최우수 소방서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소방서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늠름하게 줄지어 서 있는 소방차들을 보는 것으로부터 견학이 시작된다. 미국에는 무려 120여 개나 되는 소방차 제작업체가 있어서 소방차 클래스는 단연 넘버원이다. 소방차 제작업체가 불과 10여 개 밖에 되지 않는 우리의 상황과는 상당 부분 대조가 되는 부분이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소방차는 소방대원의 인체공학과 안전을 고려한 설계와 구조 반드시 필요하다. 그냥 소방차처럼만 생겨서는 안 된다. 자칫 소방대원의 허리나 무릎, 그리고 발목 부상 등 심각한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점을 확인하는 것이 바로 첫 번째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활주로 출동을 위해 줄지어 선 소방차들이 출동대기를 하고 있다.


반대편에는 건물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소방차들이 대기 중이다.


불자동차라고 불리는 펌프차. 소방대원의 안전과 편리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물탱크차 옆면의 조작패널. 밸브 하나하나에 이름표가 붙여져 있어 세심한 설계와 배려가 엿보인다.


그렇게 소방차들을 보고 나면 훈련시설과 사무실, 방화복 전용 보관창고, 소방대원들의 숙소, 사무실, 체육관도 살펴본다.


소방서 로비에 마련된 작은 전시관. 그동안 받은 트로피와 상패가 놓여있다.


견학이 끝나면 미국 피자와 콜라로 간단히 허기를 채우고 차 한잔 나누며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시동을 건다. 주된 내용은 미국의 소방정책, 대한민국 안전의 현주소와 개선해야 할 사항들, 그리고 소방대원들의 사는 이야기다.


119 REO 팀과 함께 하는 미국 피자와 콜라의 컬래버레이션.


어쩌다 보니 우리 소방서가 대한민국의 안전을 이야기하는 사랑방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나눈 이야기들 중에서 몇 가지는 정책에도 반영되었다고 하니 뿌듯한 마음이다. 더 많은 분들을 모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나 역시 직장인이니 챙겨야 할 일이 우선이다.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된다면 소방인들의 사랑방을 챙기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싶다. 그동안 소방을 사랑하고 응원해  사람들로부터 받은 분에 넘치는 격려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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